이익은 꾸준히 내지만 성장성이 낮다는 이유로 주가가 저평가돼온 기업들이 잇달아 신규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나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이 신사업 진출을 통해 저성장을 보완할 경우 주가의 재평가 계기를 맞을 것이라며 관련 기업에 주목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거래소에 상장된 건설중장비 업체인 혜인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 21일 대체에너지 개발사업에 진출한다고 공시했다. 혜인은 보유자산가치가 1천억원으로 시가총액(1백68억원)보다 많고 매년 이익도 꾸준히 내고 있지만 성장성이 낮다는 게 단점이었다. 때문에 주가는 작년 초 이후 1천3백∼1천5백원을 벗어나지 못했다. 회사 관계자는 "쓰레기 매립장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이용한 전력발전은 사업성이 충분하다"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주가가 한 단계 레벨업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LCD-TV 제조업에 나서기로 한 현대상사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사양산업인 무역업 중심에서 벗어나 LCD-TV 생산에 나서기로 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상사는 헝가리 등 동구권에 LCD-TV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LG전선은 저수익 사업인 케이블사업 외에 휴대폰 LCD 등 첨단 정보기술(IT) 부품사업을 신규 성장사업으로 지목,대대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동원증권은 "오는 2005년에 IT부품 부문 매출액이 LG전선 전체 매출액의 1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일모직은 전자재료 사업에 진출,내수 부진에 따른 섬유의류 분야의 성장 둔화를 보완하고 있다. 코스닥 기업에서는 통신용 중계기 등을 생산하는 영우통신이 올 초 휴대폰 키패드사업에 진출하면서 주가 재평가를 받았고 소방기기 제조업체인 파라텍은 반도체 설비제조에 나서면서 고성장업체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임유승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전기의 경우 형광등 사업에서 탈피,LCD 사업으로 주력을 전환하면서 주가가 한 단계 올라갔다"며 "신사업 진출을 통해 저성장 구조를 탈피하려는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