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소비와 설비투자 고용 등 수출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부진이 장기화함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도 경기가 좋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매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수출이 경기 전반에 온기(溫氣)를 불어넣기는커녕 양극화 현상만 고착화하고, 결국 더블딥(double dipㆍ짧은 경기 상승 후 재하강)으로 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백화점 매출은 지난 2월 6.3%(전년 동월 대비) 증가로 반전한 뒤 3개월 연속 감소, 5월에는 5.5% 줄었다. 전문가들은 백화점 매출이 지난해 2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던 만큼 올해 2월부터는 적어도 기술적인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내수 부진의 골이 그만큼 깊고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설비투자는 지난 2월 반짝 상승(0.5%)한 것을 빼놓고는 올들어 4월까지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뚜렷하게 개선 기미를 보였던 고용(취업)마저도 지난 5월 증가세가 꺾였다. 제조업 취업자는 올 1월부터 줄곧 늘었으나 5월에는 전달 대비 3만7천명이나 감소했다. 계절변동 요인을 반영한 계절조정 전체 실업률도 0.1%포인트 상승해 하반기 고용사정이 다시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연속 상승했던 경기동행 종합지수(순환변동치)마저 지난 4월 마이너스(-0.1포인트)로 반전함에 따라 실물경기가 꺾이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기업과 소비자 등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급속히 나빠져 실물경기를 더욱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5월 소비자 전망조사에서 '6개월 뒤 경기와 생활형편ㆍ소비지출에 대한 기대심리(소비자 기대지수)'가 전달보다 5.1포인트 하락(94.8)하는 등 소비 회복 전망은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