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악재' 공격] "하반기엔 경기 더 나빠진다" 확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분기 경기정점론"이 확산되고 있다.
내수침체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그동안 성장축 역할을 해온 IT기업들의 수출이 감소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고유가,중국의 긴축정책,미국의 금리인상이 내수의 장기침체와 맞물리면서 3분기 경기하강론이 더욱 설득력을 얻어가고있다.
삼성전자 국민은행 등 대표기업의 올 이익전망과 적정주가를 하향조정하는 국내외 증권사가 늘고 있는 게 이같은 분위기를 단적으로 말해주고있다.
◆러시 이룬 이익전망 하향
메릴린치증권은 22일 국민은행의 올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43% 낮췄다.
올 초 3천4백73원으로 잡았던 것을 2천4백27원으로 거의 반토막낸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의 주당순이익을 당초 전망했던 7만3천1백22원에서 6만8천3백39원으로 수정했다.
LG전자 삼성SDI 신세계 등 다른 국내 대표기업도 예외없이 이익 전망치가 낮아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내수 관련주의 올 이익 전망치를 대부분 낮췄다.
신세계의 주당순이익 전망을 12% 내려 잡았고 SK텔레콤 현대산업개발 CJ홈쇼핑 등의 이익 전망치도 대폭 하향 조정했다.
특히 2분기 실적발표가 끝나는 다음달 중 수출주와 IT주의 이익 전망치도 조정할 계획이다.
우리증권 역시 거래소와 코스닥 주요 기업의 올 평균 주당순이익을 5천3백38원에서 5천3백12원으로 낮춰 잡았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최근 들어 하반기 내수 회복 기대를 완전히 꺾고 있다.
이에 따라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종목은 내수주에서 은행과 IT주로 번지고 있다.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경기 사이클을 타는 반도체 LCD 철강 석유화학 등의 가격이 2분기를 정점으로 떨어지고 있는 게 부담"이라며 "가뜩이나 내수산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수출산업마저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어 전체적으로 기업 이익이 정점을 지났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기업실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트리플 악재 등 외부 변수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내부적 요인으로 기업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게 더 걱정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민은행의 실적 전망치가 떨어지는 요인은 자영업자 등에 대한 대출이 많다는 게 주 원인"이라며 "자영업자의 부실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은 경기가 그만큼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경기 하강 지속될까
조홍래 동원증권 부사장은 "기업이익이 3분기에 나빠질 것이라는 데는 이론이 적으나 문제는 4분기 이후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점"이라며 "중국 경제가 여전히 활발하고 미국 경기도 회복하고 있어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내수가 회복되지 못하면 상승세로 돌아서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춘수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나마 국내 대표기업의 현금흐름이 우량해 외국인이 대량으로 주식을 팔고 있지 않지만 경제 전반이 활력을 잃고 있는 상황이어서 외국인의 태도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주식은 싸다는 게 매력이지만 기업이익이 줄어들 경우 외국인이 이탈하면서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