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단체 '일신교와 지하드'에 납치된 김선일씨 구출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전방위로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김씨의 생사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일본 중국 등 인질구출 경험국의 조언을 받아들여 비공식 루트를 통해 납치단체와의 물밑접촉에 주력하고 있다. ◆다각적인 협상노력 정부는 납치단체와 연결돼 있다고 판단되는 이라크 내 종교단체 정당 관계자들과 접촉,김씨가 조속히 석방되도록 교섭하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김씨의 무사 귀환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4월 납치된 자국 인질을 무사히 구한 경험이 있는 일본이 우리 정부에 "납치단체와 직접 접촉하지 말고 알자지라,종교기구 등을 통해야 한다"고 조언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나마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 인질 석방 때 중요 역할을 했던 이라크 수니파 지도자 협의체인 이슬람 울라마 기구는 21일 "점령군에 협력한 사실이 명백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도적 차원에서 인질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울라마는 정치권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종교단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고위관계자의 알자지라 방송 출연도 잇따르고 있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과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알자지라 방송에 출연해 김씨의 석방을 호소했다. 장재룡 외교부 본부대사 등 정부대책반은 22일 오전(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에 도착,현지 공관직원들과 함께 무장단체와의 접촉루트를 개척하는 등 김씨 구출을 위해 분주히 뛰었다. ◆협상 전망 외교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김씨 구명과 관련,'다양한 채널을 통해 첩보 수준의 각종 정보를 수집 중이지만 신빙성 유무에 대한 판단은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현 시점에선 낙관도,비관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씨의 생사 여부를 비롯해 소재지,무사 귀환 가능성 등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다. 이를 대변하듯 외교부 신봉길 대변인은 "이라크 현지 상황은 계속 유동적"이라고 말해 석방 교섭이 다각도로 진행 중이고,구체적인 결과물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음을 암시했다. 다만 납치단체가 제시한 시한이 일단 '무사히' 지났다는 점에서 협상 여지가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부는 납치단체 의도 파악에 주력하는 한편 납치단체로부터 추가적인 연락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씨가 당분간 생존할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김씨 석방을 위해 알 자지라 방송 등 아랍의 사적 채널과 다각도로 접촉해온 윤호중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날 "처형은 이뤄지지 않을 분위기라는 것이 오늘 새벽 1시께 사적으로 접수한 현지 소식통의 전언"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벽 송영길 의원과 함께 알 자지라에 출연,김씨의 석방을 촉구했던 윤 의원은 이날 "전달받은 루트나 어떤 소식통인지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며 이같이 전했다. 윤 의원은 "(일몰 후 24시간 이내에 처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김씨가 위기를 넘겼다고 볼 수는 없다"며 "지금부터는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지고 김씨가 궁극적으로 무사히 귀국하도록 돕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달 초 중동을 방문했을 때 카다르재단을 통해 현역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알 자지라에 출연한 바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