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심리 위축으로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급감하고 있다. 22일 이틀 연속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이 주가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어 투자심리가 빠른 시일 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이날 거래소시장의 거래대금은 1조5천1백억원으로 전날(1조7천1백47억원)에 이어 또 다시 연중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래대금은 지난 16일 이후 5일 연속 2조원을 밑돌았다. 이에 따라 이달들어 일평균 거래대금은 2조6백22억원으로 5월(2조5천7백18억원)보다 5천억원 이상 줄었다. 지난 4월의 2조8천9백59억원에 비해선 29% 감소한 수치다. 코스닥시장 거래대금도 바닥권을 헤매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지난 17일 4천3백1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으며,이날은 4천4백22억원으로 연중 두번째로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월간 하루 평균 거래대금 역시 4월 9천7백71억원,5월 7천5백69억원,6월 5천8백21억원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래대금 급감과 관련,투자자들의 소극적인 매매패턴으로 인해 취약해진 수급상황과 약화된 시장에너지를 반영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LG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거래대금이 줄어들면 강세장일 때는 추가상승으로 이어지지만 약세장에서는 추가하락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며 "향후 장세에 대한 비관론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증권 조용원 연구위원은 "오는 29∼30일로 예정된 미국 FOMC에서 제시될 금리인상폭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관망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해 거래대금이 급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거래소 시황팀 최현주 과장은 "개인투자자들은 이라크 사태에 대한 우려 때문에,외국인들은 미국 금리인상 때문에,기관은 프로그램매물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돼 매매에 소극적"이라고 진단했다. 대한투자증권 조성준 연구원은 "지난 94년처럼 미국 금리인상이 전세계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관망세로 돌아선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거래대금 감소현상은 한국증시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대우증권 김정환 연구위원은 "미국 증시도 매물벽에 막혀 주요 지수들이 고점을 뚫지 못하고 하락반전하면서 최근 거래가 20% 정도 줄었다"며 "금리인상과 테러에 대한 우려감이 전 세계 증시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래대금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종합주가지수의 전저점(716)을 지지선으로 하는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