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제지 대주주인 개인투자자 박주석씨(40)의 행보가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박씨의 투자 목적이 인수·합병(M&A)인지,단순 시세차익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아서다. 박씨는 남한제지 주식 8만4천9백60주(3.33%)를 장내 매입,보유 지분을 2.79%에서 6.12%로 늘렸다고 22일 공시했다. 박씨는 지분 매입 목적과 관련,'경영권 확보'와 '주식투자' 두 가지를 동시에 제시했다. 일단 시장에선 '경영권 확보' 쪽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았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남한제지 주가는 박씨의 지분 매입 소식이 알려지자 가격제한폭까지 뛰며 1만8천8백원에 마감됐다. 박씨의 주식 매입가격(1만1백48원,1만1천3백97원)보다 65∼85%가량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박씨는 투자 목적을 밝히는 공시에서 "'희망의 돈' 3억6천만원을 어려운 사람에게 빌려주겠다"고 밝혀 일반투자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는 "6월30일까지 팩스나 이메일로 이름 전화번호 사연을 적어보내면 7월10일 전까지 돈을 입금하겠다"고 명시했다가 곧바로 이를 삭제,눈길을 끌었다. 증권가에서는 박씨의 M&A 의지에 대해 1백%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날 애매한 공시내용만이 아니라 박씨가 과거 남한제지에 대한 경영 참여를 선언한 뒤 주식을 샀다 팔았다를 반복,결과적으로 투자이익을 올린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경영권 확보가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남한제지측은 최대주주인 최낙철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이 42%에 달해 당장 경영권에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대해 경영 참여 목적으로 주식을 산 뒤 보유 주식을 팔더라도 법적으로 문제를 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 관계자는 "막연한 M&A 기대감으로 주식을 샀다가 M&A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가가 급락할 위험이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