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가 22일 현재까지 살아있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정부와 국제연합(UN)등 국제기구,관련 단체 등의 석방 노력 여부에 따라 김씨가 무사히 귀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정부는 잇따라 제기되는 '김씨 생존설'에 대해 "현지로부터 계속 정보를 받고 있지만 뭐라 말할 수 없다"고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어 김씨의 석방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신봉길 외교부 대변인은 김씨의 구명시한이 연장됐다는 알 아라비야 방송의 보도와 관련,"보도를 보고서야 처음 알았다"며 "임홍재 이라크 대사를 통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방위 석방운동=김씨의 생존 사실이 확인되면서 석방을 위한 다각적인 교섭이 본격화되고 있다. 장재룡 외교통상부 본부대사를 단장으로 하는 정부대책반은 이날 오전(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에 도착,미군 임시행정처(CPA)와 다국적군 사령부(MNFC)등과 다각적인 접촉을 갖는등 김씨의 무사 귀환을 위한 활동에 나섰다. 정부대책반은 이슬람 성직자 단체와 이슬람계 정당 간부 등 각종 채널을 통해 김씨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김씨를 납치한 것으로 알려진 '일신교와 성전'과 관련된 알 자르카위 측에 협상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홍재 주 이라크대사도 자국민이 납치됐다가 석방된 다른 외국 공관의 고위급 외교관들과 잇따라 접촉,측면 지원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많은 중동국가들이 이라크 정세와 인맥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알자지라,종교기구 등을 통해 김씨의 석방을 간접적으로 촉구하면서 가시적인 성과가 일부나마 나타나고 있다. 일본 인질 석방때 중요 역할을 했던 이라크 수니파 지도자 협의체인 이슬람 울라마 기구는 21일(현지시간) "점령군에 협력한 사실이 명백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도적 차원에서 인질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울라마는 정치권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종교단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음놓을 수 없는 김씨 석방=외교부와 NSC는 김씨 구명과 관련,'다양한 채널을 통해 첩보 수준의 각종 정보를 수집 중이지만 신빙성 유무에 대한 판단은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현 시점에선 낙관도,비관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봉길 외교부 대변인은 "많은 경로를 통해 정보를 입수하고 있지만 믿을만한 정보인지 확신하기 어럽다"며 "현 시점에서 어떻게 될지 단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당분간 김씨가 생존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알 자지라 방송 등 아랍의 사적 채널과 접촉해온 열린우리당 윤호중 의원은 "처형은 이뤄지지 않을 분위기라는 것이 오늘 새벽 1시께 개인적으로 접수한 현지 소식통의 전언"이라고 말했다. ◆NSC 보고중단 해프닝=서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보관리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열린우리당 국방·통외통분과 의원들과의 연석간담회에서 "김씨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가능한 모든 채널을 확보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라크 무장단체와의 직접 채널은 확보하지 못했다"며 김씨가 사망할 경우 정부의 보상대책과 시신운송 방안 등을 공개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정부가 참수를 기정사실화한데 이어 이에 따른 대책까지 세웠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추궁했다. NSC는 향후 대책 보고를 중단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