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피랍된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34)가 이라크 무장 저항단체인 '유일신 및 성전'에 의해 22일 처형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김씨 석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은 무위로 돌아갔으며, 우리 정부의 이라크 추가 파병 방침과 미국의 이라크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봉길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23일 오전 2시 "한국 시간으로 22일 오후 10시20분(현지시간 오후5시20분)에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팔루자 방향으로 35km 떨어진 지점에서 미군 당국이 김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해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관에 연락해 왔다"며 "시신이 김씨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김씨의 시신을 발견한 미군은 주이라크 대사관에 김씨의 사진을 전자메일로 보내 왔으며, 주이라크 대사관은 김씨의 시신인 것으로 확인했다. 정부는 김씨의 시신을 확인한 결과 김씨가 참수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주이라크 대사관은 김씨의 살해 소식을 23일 0시45분에 외교부로 보고했다. 정부는 김씨가 처형된 것으로 확인된 직후인 23일 오전 2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상임위를 개최, 대책을 협의했다. 아랍계 위성 TV인 '알 자지라'도 23일 새벽 긴급보드를 통해 "피랍된 한국인이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을 들은 외교부 등 정부 당국자들은 "23일 새벽까지는 김씨가 무사할 것으로 점쳤으나 무위로 돌아갔다"며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정부는 당장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밤샘 회의를 통해 김씨 처형에 따른 대책을 논의한 결과를 23일 오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우선 김씨의 시신 수습 방안과 교민의 납치 재발 방지 방안을 모색하되,중장기적 관점에서 이라크 전략을 재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