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임 CEO에 듣는다] 송종 교보증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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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주식에 직접투자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송종 교보증권 신임사장은 "간접투자시대에 대비한 상품개발과 마케팅에 주력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송 사장은 "주식이나 채권으로 저축할 수 있는 상품을 많이 개발해야 증권사도 살고 증시의 수급기반도 확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 사장은 지난 74년 대우증권에 입사,헝가리대우증권사장 교보증권경영기획본부장 교보투신사장 등을 거친 국내 증권업계의 '산증인'이다.
-지난 30년간 증권계에 몸담은 전문가로서 현 상황을 평가해 주십시오.
"증권사 사장을 맡고 난 뒤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증권사의 과당경쟁이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있었지만 이 정도로 심하지는 않았죠.'1년 벌어 3년 버틴다'는 패러다임이 깨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작년에 종합주가지수가 500선에서 800선까지 올랐지만 3년치 양식을 벌어놓은 증권사는 없습니다."
-증권사의 수익성이 나빠진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개인투자자가 증시에 거의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증권사의 주 수입원이었던 개인의 이탈이 과거의 패러다임을 깨뜨린 겁니다."
-개인은 왜 증시를 외면하는 걸까요.
"시장이 복잡해진데다 증권 및 투신사가 신뢰를 잃은게 주요 원인입니다.
70∼80년대에는 개인이 증시에서 돈을 벌었지만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는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개인은 투자에 실패했습니다.
자본시장 개방으로 외국인이 들어오고 선물옵션시장이 활성화되는 등 증시가 복잡해지면서 개인이 시장을 못따라가게 된 것이지요.
개인의 직접투자는 앞으로도 늘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증시 수급여건을 강화시킬 만한 방안은 없나요.
"정부에서 주식이나 채권으로 저축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합니다.
은행의 아파트청약저축같은 상품을 증권사에 허용해 주면 개인을 증시로 다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증시를 투기장으로 보지 말고 저축시장으로 인식하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결국 앞으로는 간접투자시대가 열린다는 말씀인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때문에 일단 예탁자산을 많이 끌어들이는 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세일즈 강화가 필수지요.
이제 증권사에 제 발로 찾아와 돈을 맡기는 투자자는 없습니다.
증권사 직원이 발로 뛰면서 고객 자산을 끌어들여야 합니다.
앞으로 적립식펀드와 같은 적금 스타일의 펀드를 적극적으로 판매할 것입니다.
간접투자에 맞는 상품개발과 재무컨설팅에 역량도 집중시킬 생각입니다."
-교보생명이나 교보투신과의 협력방안도 중요할텐데요.
"교보 관계사가 오는 29일과 30일 이틀간 시너지 포럼을 엽니다.
상품개발과 판매가 복합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함께 갈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강하게 형성돼 있습니다."
글=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