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피살 비보를 접한 시민들사이에서 "정부는 도대체 뭐했느냐"며 당국의 속수무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외교부 등 관련 홈페이지에는 23일 새벽부터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글들이 이어졌다. "아름다운 꿈을 가진 김씨의 노력이 헛것이 돼 버렸다"(ID gomting002) "지금은 누구의 잘못을 가려 탓하기보다는 억울하게 희생당한 김씨를 위해 명복을 빌 때"(kl0921) "김씨가 느꼈을 마지막 순간의 공포와 두려움을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지구네바퀴) 등 네티즌들은 고인의 넋을 기렸다. 정부를 질타하는 글도 쇄도했다. 송모씨(29·여·회사원)는 "국민 하나도 못 지키는 국가라니 너무 무능하고 황당하다. 재논의할 수도 있는 문제(추가 파병)를 무조건 강행한다는 게 어리석어보이며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회사원 김혜선씨(33·여)도 "전쟁 당사자인 미국도 아닌 한국인이 희생당한 것은 현 정부의 낙후되고 초보적인 외교력과 국제정보의 부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미국에 사는 재미교포 심광은씨(37)는 "파병이 어떤 국익을 가져오는지 모르겠지만 무고한 국민의 희생을 담보로 얻는 국익이라면 포기하는 편이 낫다"며 "이런 참담한 결과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부는 무슨 일을 했는가"라고 성토했다. 한 네티즌(76cholws)은 "일본의 경우 정부가 신속하게 영향력 있는 인물들과 접촉해 인질을 구출했는데 우리 정부는 어땠는가"라며 "정부는 김씨의 납치 사실을 제대로 파악도 못하고 늑장대응했다"고 따져 물었다. 'happy4303'이라는 네티즌도 "정부가 파병 강행 방침을 협상 시한으로 정해진 시간에 발표했어야 하는가. 할 테면 해봐라식의 대응이 먹혀들지 않은 것"이라며 정부의 전략 부재를 문제삼았다. 김선일씨를 추모하는 인터넷 카페도 급증하고 있다. 다음카페의 경우 이날 김씨 죽음을 애도하는 카페가 시간당 20∼30개씩 개설됐다. 또 네티즌들은 엠에스엔 등 인터넷 메신저 아이디 앞에 김씨를 추도하는 뜻으로 검은 리본(▶◀)을 달고 김씨를 추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