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3일 이라크 팔루자에서 피살된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가 22일 오전 8∼9시께 살해된 것으로 미 군의관이 추정했다고 밝혔다. 또 논란을 빚고 있는 '피랍 시점'에 대해서는 '6월17일'이 아닌 '5월31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존 피랍시점보다 보름 이상 앞당겨진 것이어서 재외국민 영사관리가 무사안일에 빠져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 신봉길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김씨가 5월31일 검은색 GMC 차량을 타고 운전수 겸 경호원인 직원과 함께 물품을 운반하기 위해 팔루자 쪽에 있는 리지웨이 부대로 오전 11시 출발한 후 실종됐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이 같은 사실은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으로부터 확인했다"며 "김 사장은 현지인 변호사로부터 김씨가 무장세력에 붙잡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경찰이나 대사관측에 알리지 않는 게 좋겠다'는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정부 당국에 피랍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이라크에서 활동 중인 프리랜서PD 김영미씨는 MBC라디오에 출연,"주이라크 한국대사관이 김씨가 지난달 31일 실종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안다"며 정부의 사실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신 대변인은 "지난 21일 새벽 4시40분에 주카타르 대사관이 알 자지라 방송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테이프 내용을 확인한 뒤 외교부에 보고했을 때까지 정부는 피랍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