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문화 및 공보장관들은 23일 카이로에서 회의를 갖고 아랍 언론매체들이 테러 근절에 앞장서줄 것을 촉구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오만, 예멘 등 아랍 지역 문화.공보 관련 장관들은 역내 국가들의 대(對)테러 전쟁에 강력한 지지를 표명하고 역내 언론도 테러행위에 반대하고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압둘라 빈 사이드 알-나흐얀 공보장관은 한국인 김선일씨와 미국인 닉 버그 등이 이라크 무장단체원들에 의해 참수된 것과 관련, "테러범들이 종교와 문화의 이름으로 이같은 비인간적인 범죄를 저지른데 수치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모하마드 아부 알-하산 쿠웨이트 공보장관은 쿠웨이트는 사우디가 벌이는 대 테러전쟁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히고 아랍 언론도 "역내에 확산되고 있는 테러리즘에 맞서 힘을 합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의 푸아드 빈 압둘 살람 알-파르시 문화공보장관은 "우리는 사우디와 세계 도처의 무고한 양민들을 희생시키는 테러행위와 테러사상에 아랍 언론이 결연히 대처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만의 하마드 빈 모하마드 알-라시디 공보장관도 아랍 각국 장관들은 "최근 사우디에서 발생한 것 처럼 무고한 민간인을 노리는 테러공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참가국 장관들은 아랍 언론에 대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저지르는 범죄"를 앞장 서서 규탄해줄 것과 워싱턴의 경제제재에 맞서 시리아에 연대를 표명해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예멘 수도 사나에서 이날 폐막한 이슬람 회의에서 이집트의 수니 이슬람 최고 권위기구인 알-아즈하르의 셰이크 모하마드 사이드 탄타위는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에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각국 종교 지도자들과 장관들은 3일간의 회의를 결산하는 폐막성명에서 "극단주의는 이슬람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며 "모든 형태의 테러를 배격한다"고 선언했다. 참가자들은 `점령에 맞서 싸울 권리'와 테러리즘을 구별하기 위해 테러리즘에 관한 국제회의를 열자고 제의했다.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 사망 후 이례적으로 침묵을 지켜온 역내 신문들도 이날은 김씨의 피랍과 참수 소식을 상세히 전하고, 한국 정부의 대응과 오열하는 유가족들의 모습을 소개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