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기술(IT) 전시회인 컴덱스쇼가 올 가을에는 열리지 않는다. 컴덱스 주최사인 미디어라이브는 지난 23일 "기업들의 예산을 고려할 때 올해 가을 컴덱스쇼를 내년으로 연기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올 가을 전시회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에릭 파롯 미디어라이브 부회장은 "우리는 컴덱스쇼가 여전히 이롭다고 믿고 있지만 IT산업에 금전적 이익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에 따라 행사를 연기한다"고 취소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오는 11월14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컴덱스쇼는 내년 11월 13~17일로 잠정 연기됐다. 1979년 미국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관련 딜러들에 의해 시작된 컴덱스쇼는 그동안 첨단 IT 기술의 경연장으로 주목받으면서 한때 전세계 1백20여개국 2천3백여개 업체가 참가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본래 매년 가을 한 차례 열리던 전시회도 지난 90년부터는 매년 봄 가을 두 차례로 늘어났다. 그러나 전세계 IT 경기 침체로 최근 참가업체가 급감한 데다 휴렛팩커드(HP) 델 등 대형 컴퓨터업체들이 가전전시회인 CES로 빠져나감에 따라 심각한 운영난을 겪어 왔다. 업계는 이번 가을전시회 취소를 계기로 컴덱스쇼가 매년 봄 전시회 한 차례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