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선물 매매에 따라 증시가 출렁이는 기현상이 보름 이상 지속되고 있다. 개인의 선물 거래비중이 이달 들어 50%를 넘어서면서 주가의 향방마저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는 일부 '큰손'과 사설 펀드 등이 조직화해 선물시장을 장악하면서 프로그램 매매를 촉발시킨 결과로 분석했다. 24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4.20포인트(3.28%) 급등한 763.13에 마감됐지만 개인의 선물매매에 따라 장중 크게 출렁거렸다. 전날 미국 증시 상승과 개인의 선물 매수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는 장초반 전날보다 18.47포인트 오른 757.40까지 급등했으나 개인이 선물을 매도하자 10포인트 이상 되밀렸다. 이후 개인이 다시 '사자'로 전환, 선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돼 주가 상승폭을 키웠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6월 들어 이날까지 18일간(거래일 기준) 단 이틀을 제외하곤 개인투자자들의 선물 매매와 종합주가지수 움직임이 일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이 선물을 팔면(매도포지션) 주가가 떨어지고 선물을 사면(매수포지션) 주가가 오르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개인의 일평균 선물거래 대금(개인 비중)은 지난 4월 5조40억원(45%)에서 5월 7조3천7백억원(47.6%),6월에는 7조6천7백억원(51.4%)으로 급증하고 있다. 개인의 선물매매 패턴에 따라 현물시장이 요동치는 것은 현물시장의 매수 기반이 워낙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선물시장의 주도권을 잡은 개인이 선물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매를 조정하면서 4백조원이 넘는 현물시장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이 선물시장을 주도했던 지난 5월 중순 이전과는 전혀 다른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수십억∼수백억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큰손'들과 사설펀드 형태로 조직화된 신진 세력에 다수의 소액투자자들까지 가세하면서 이들이 선물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장 사장은 "현물시장에서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투기적 선물 매매에 따라 전체 시장이 급변해 변동성이 확대되는 불안장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장진모ㆍ이상열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