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등 선박을 통한 국제무역에 큰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오는 7월1일 한층 강화된 새로운 국제해운 규정이 발효되지만 세계 각국의 항구 및 해운회사들 중 대부분이 이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5일 "현재 전세계 대형 화물선과 주요 항구 중 각각 37% 및 16%만이 강화된 규정을 충족시키고 있을 뿐"이라며 이 규정이 발효되는 오는 7월부터 선박입항 거부 및 지연 등 국제무역전선에 일대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세계 1백40여 국제해상기구(IMO) 회원국들은 9·11 테러 후 미국 주도로 '국제선박 및 항구안전시설규정(ISPS)'을 대폭 강화하기로 방침을 정한 뒤,1년여 동안의 협상 끝에 2002년 말 ISPS강화안에 합의했다. 새 규정은 모든 선박 및 항구에 대해 △철저한 안전조치 수립 △보안요원 임명 및 승선 △국제기구가 인정하는 안전확인서 확보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각국 항만당국과 해운회사들은 "강화된 규정에 맞게 모든 준비를 끝내기에는 시일이 너무 촉박하다"며 발효 연기를 요구했으나,IMO는 금주 초 예정대로 집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요건 미비로 선박안전 확인서를 확보하지 못한 화물선은 안전요원들의 선박안전 검사를 거친 뒤에야 입항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많은 선박들이 먼 바다에 오랫동안 대기하는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새 규정에 맞게 안전시설을 완비하지 못한 항만에는 화물선의 입항이 불가능하거나 상당히 지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미국해안 수비대가 안전확인서를 구비하지 않은 선박을 세밀히 검색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선박들의 미국 입항이 예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