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을 무대로 한 사극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환관과 궁녀들.극 중에선 이들의 역할이 소품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왕실의 의식주를 책임졌고,궁궐의 법도와 풍속을 유지시켰으며 때로는 제왕과 재상도 갈아치웠다. '환관과 궁녀'(박영규 지음,김영사)는 중국과 우리 역사 속에서 이들이 어떻게 나타나 성장하고 몰락했는지를 보여준다. 환관과 궁녀들의 삶과 역할,행적 등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조선 왕들이 환관을 대하는 태도가 다양했다고 설명한다. 태조는 너그럽고 후덕했던 반면 태종은 환관을 쥐잡듯 하며 기강을 다졌다. 세조는 자신의 혁명을 도와준 환관만 총애했고,어릴 때 왕위에 오른 성종이나 명종은 환관을 지나치게 우대해 신하들의 빈축을 샀다고 한다. 책에는 환관을 만드는 궁형과 그 시술법,환관 조직과 역할 및 사생활,조선시대의 환관정책,한국과 중국의 역사를 풍미한 환관들의 이야기가 정리돼있다. 왕조시대의 '여성 공무원'이었던 궁녀 이야기도 흥미롭다. 궁녀의 선발에서부터 교육 및 근무형태와 조직,복장과 생활,죽음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삶을 보여준다. 궁녀가 개입된 주요 사건과 인물,드라마 '대장금'으로 널리 알려진 의녀들의 삶까지 망라하고 있다. 3백76쪽,1만4천9백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