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일하고 4일 쉬는 기업.지난 13년 동안 매출액 4배,순이익 17배 증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평생고용이 보장되고 시장점유율이 62%에 달하는 '아시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노사뿐만 아니라 기업과 사회가 함께 사는 '트리플 윈(Triple Win)'의 뉴 패러다임 제시…. 한국형 성장모델의 새로운 이정표로 꼽히는 유한킴벌리(대표 문국현)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대한민국 희망보고서 유한킴벌리'(정혜원 지음,거름)는 이 회사의 성공비결을 섬세하게 조명한 기업 다큐멘터리다. 유한킴벌리의 근무혁신 사례를 분석해보면 '기회는 늘 위기와 함께 찾아온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문국현 사장은 회사가 한창 어려울 때 노조와 진통을 겪으며 4조 교대제를 도입했다. 지난 95년 사장에 취임한 그는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착수해 대전공장에 4조3교대제를 도입했고 외환위기 속에서도 군포와 김천공장에서 4조2교대제를 시행했다. 새로운 근무 시스템과 함께 평생학습제를 도입했다. 외환위기 때 일감이 없어 풀을 뽑던 직원들에게 그는 정리해고 없는 근무시스템으로 위기를 극복하자고 제안했고 노조도 기꺼이 동의했다. 이렇게 위기를 넘긴 뒤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자율성을 중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10억원짜리 지출도 일선 과장이 결재하고 감사조직은 없다. 자율출퇴근제와 사내 경영정보 공개 등으로 주인의식을 북돋운다. 임금도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다. 유아 여성 가정용품 등 8개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대전 안양 김천공장은 합작파트너인 킴벌리클라크사의 1백56개 공장 중 생산성 1위를 자랑한다. 이 회사는 임금경쟁형이라는 낡은 모델을 버리고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새 패러다임으로 한국기업의 미래를 열었다. 최근에는 다른 나라의 공장들도 이 제도를 벤치마킹해가고 있다. '위기 속에 희망이 있고 희망 속에 사람이 있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사례다. 이 책의 분석에 따르면 유한킴벌리의 성공과정을 제조업과 공공·민간서비스 부문에 적용할 경우 일자리 3백만개를 늘릴 수 있다. 2백40쪽,1만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