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생 40여년 만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처음 법정에 선 김종필 자민련 전 총재(78)가 나이 건강 등을 감안한 재판부의 선처로 실형은 모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최완주 부장판사)는 25일 지난 2002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삼성그룹에서 채권 15억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김종필 전 총재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로 정치인으로서 투명한 정치에 앞장서야 함에도 직접 채권을 받았고 금액도 커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하지만 피고인이 직접 금품을 요구하지 않았고 개인 이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추징과 관련해 "채권이 당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따로 추징금은 선고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이날 롯데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원길 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