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스토리] '랑콤' ‥ 핸드백 속 '황금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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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외모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황금빛 장미'를 키워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살짝 벌어진 꽃봉오리,가느다랗고 여린 줄기,싱싱해 보이는 두 장의 잎사귀….
주로 화장대 위나 핸드백 파우치 안에서 피어나는 이 장미의 이름은 다름아닌 '랑콤(Lancome)'이다.
기초화장품,메이크업,향수,보디케어에 이르기까지 장미 한 송이로 전 세계를 사로 잡은 랑콤.
랑콤의 이야기는 193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립자는 당시 프랑스에서 이름난 향수 제조업자이자 미용 전문가였던 아르망 프티장(Armand Petitjean)이다.
자신이 개발한 5종의 향수에 붙일 이름을 찾던 그는 투렌느 지방에 있는 '랑코스므(Lancosme)'라는 아름다운 성(城)의 이름에서 힌트를 얻는다.
외국인들도 쉽게 발음할 수 있도록 성 이름의 철자에서 S를 빼고 프랑스 특유의 삿갓 모양 액센트(악상시르콩플렉스)를 넣어 랑콤이라는 이름을 완성했다.
장미 심벌을 만든 것도 그다.
전 세계 누구에게나 사랑받으면서도 그 품위를 결코 잃지 않는 장미는 '여성에게 가장 아름다운 것을 제공한다'는 랑콤의 설립 취지와 가장 잘 맞아 떨어지는 꽃이었다.
향수로 세상에 첫 선을 보인 랑콤은 이후 파우더와 립스틱,뉴트릭스 크림을 연이어 개발하면서 시장을 넓혀나갔다.
세계 2차 대전 중에는 랑콤 학교를 열어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자체 공장을 설립해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랑콤은 1964년 로레알 그룹에 인수되면서 글로벌 유통 시스템을 갖춘 대형 브랜드로 성장하는 계기를 맞는다.
랑콤의 전문성에 로레알의 막강한 자금력이 더해지면서 랑콤은 빠른 속도로 세계 시장을 장악해나갔다.
1970년대 초 도시 곳곳에 대형 매장을 세우는 전략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했고 80년대 들어서는 아시아 시장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랑콤이 비교적 짧은 시간 내 뷰티 업계의 명품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제품 연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덕분이다.
그 예로 세계 각 지역 여성들의 다양한 피부 타입을 구체적으로 진단하기 위해 뉴욕 파리 도쿄 등 대륙을 대표하는 3개 도시에 각각 연구개발(R&D)센터를 둔 점을 들 수 있다.
랑콤 연구개발센터에는 현재 피부과 전문의를 비롯 생물학,화장품학,화학 등 각 분야 전공자까지 2천3백여명의 연구원들이 일하고 있으며 매년 50∼1백개의 특허처방을 내놓고 있다.
랑콤은 특히 아시아 여성의 피부와 생활패턴에 대한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과 중국 일본에 있는 연구개발 부서에서는 매년 2만여명의 아시아 여성을 대상으로 수백 가지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게 랑콤측의 설명이다.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나온 대표 제품이 미백 스킨케어인 '블랑 엑스퍼트 화이트닝' 라인이다.
에센스와 자외선 차단제도 아시아 여성용을 따로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여성 뷰티 브랜드로 자리를 확고히 한 랑콤이 최근 '랑콤 옴므'를 런칭하며 남성 화장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브랜드의 명성,전문성,기술력을 집약해 클렌징 젤,모이스처라이저,1회용 마스크 등 남성피부에 필요한 7가지 제품을 상품화했다.
설현정 패션전문기자 sol@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