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5:58
수정2006.04.02 06:00
고 김선일씨가 싸늘한 주검으로 가족품에 돌아온 26일 미국 뉴저지주 에그 하버 타운십에서도 알카에다 조직에 참수당한 폴 존슨씨의 추모식이 열렸다. 존슨씨는 지난 12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알카에다 테러 조직에 의해 납치된 뒤 18일 참수됐다. 가족들은 시체조차 찾지 못한 채 이날 처음 추모식을 가졌다.
알카에다 조직에 의해 참수당한 사람은 벌써 3명.그 자체만으로도 전 세계가 전율하고 있지만 그에 못지 않은 잔혹한 테러 행위가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고 있다.
30일로 예정된 이라크의 정권 이양을 앞두고 이라크 저항 세력의 공세도 극에 달하고 있는 듯하다.
이라크 현지의 지정학적 불안감이 가중될 때마다 1년전 정치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전후(戰後) 네가지 기류'가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전쟁 종료를 선포했던 1년전 카네기평화재단의 몇명의 연구원들은 전쟁후 펼쳐질 흐름을 네가지로 예상했다.
그 첫번째가 테러는 늘어난다는 것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후세인 제거후 테러가 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들의 생각은 달랐다. 전쟁에 분노하는 수많은 아랍인들이 자살특공대로 변신,미국을 계속 괴롭힐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알카에다 조직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빌미로 신참 테러리스트를 모집했다.
김선일씨나 존슨씨의 참수도 그런 테러 세력이 저질렀다.
미국은 물론 미국을 돕는 우방국으로까지 공격 대상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테러 증가외에도 중동의 불안은 더 커지고,국제동맹은 약화되며,핵무기는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1년이 지나면서 당시 언론들이 전후 4대 기류에 주목했던 이유를 이해할 것같았다. 연구원들의 전망이 맞아서가 아니라 국가 개인 모두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전망이었던 것이다.
악의 씨앗을 뿌리뽑겠다는 이라크 전쟁이 무고한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또다른 악의 온상을 마련해줄 것이라는 우려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교훈을 줬다는 뜻이다.
3천명의 전투병력 파병을 앞둔 한국은 제2,제3의 김선일씨가 나오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전후 4대 기류라는 섬뜩한 전망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 같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