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소비'가 뜬다 ‥ 생필품은 싼것…웰빙상품은 품질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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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가 가치 추구형으로 변해가고 있다.
구매의 초점이 가격이나 품질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용도에 따라 가격, 품질, 안정성 등을 합리적으로 따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7일 신세계 이마트가 올 상반기 매출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가치 소비 경향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생필품은 가격이 싼 것을 찾는 반면 삶의 질을 높여 주는 웰빙 상품은 가격보다 품질을 따진다는 분석이다.
또 조류독감 등 각종 식품 파동이 잇따르면서 식품을 살 때는 안전과 신뢰도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 생필품은 가격 우선
이마트와 P&G가 공동으로 개발한 기획 화장지(70mx24롤)는 가격이 일반 화장지의 절반 정도인 6천4백50원.
낮은 가격 덕분에 이 제품은 올 상반기 70억원어치 1백만개가 팔려 나갔다.
화장지의 경우 연간 50만개가 팔리면 히트상품으로 꼽히는 것을 감안하면 '대박 상품'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
자체 브랜드(PB)인 이플러스 우유도 9백8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무기로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0% 신장했다.
빙과류도 값이 싼 막대형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가 50% 늘어나면서 고가의 컵형 매출을 앞질렀다.
양주나 맥주 등 주류는 전반적으로 소비가 위축됐지만 소주는 매출이 15% 이상 늘었다.
고등어 꽁치 오징어 등 이른바 서민형 생선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이 30% 증가한 반면 도미 조기 가자미 등 고급 생선은 가격 저항으로 10% 줄었다.
◆ 삶의 질을 높이는 상품은 품질 우선
건강과 직결된 잡곡과 아침 대용식인 죽이 급신장했다.
잡곡류 매출은 올 상반기 58%나 늘었다.
쌀 매출신장률 17%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죽 관련 제품은 80%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죽 관련 제품은 즉석 식품매장의 핵으로 떠올랐다.
가전부문에서는 프로젝션TV 매출이 65% 늘어 불황을 무색케 했다.
젊은층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디지털 카메라도 95% 신장하는 좋은 실적을 올렸다.
◆ 식품은 안전이 최고
광우병 조류독감 만두 파동이 잇따라 터지면서 먹거리는 안전과 신뢰도가 최우선으로 꼽혔다.
축산물 중에서는 쇠고기와 닭고기 소비가 줄고 돼지고기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5% 늘어났다.
이에 따라 축산물 전체 매출에서 돼지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1%에서 올해 35%로 대폭 높아졌다.
'추자도 굴비'는 추자도 수협조합장의 이름과 사진, 판매원 전화번호까지 상품에 상세히 기록하며 신뢰도를 높인데 힘입어 올 상반기 20억원의 매출을 기록, 굴비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했다.
생산자를 브랜드 전면에 내세운 친환경 야채도 15% 신장하면서 상품 종류가 60여가지로 늘었다.
신세계 이마트 마케팅실의 이인균 상무는 "고객들이 가치 소비 행태를 보임에 따라 생필품은 최저가격을 지향하는 한편 웰빙 상품의 경우 프리미엄급을 꾸준히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