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로 예정된 이라크 정권 이양을 앞두고 무장세력들의 저항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지난 주말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에서 목이 잘린 사체 2구가 발견됐으며, 김선일씨를 살해한 저항단체는 알자지라방송에 보낸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납치한 터키인 3명을 죽이겠다고 다시 위협했다. 폭탄테러도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라크 내 사회불안이 고조되면서 총선연기 및 계엄령선포 가능성 역시 높아지고 있다. ◆ 거세지는 무장세력 저항강도 =이라크 저항세력은 지난주말 전방위 공세를 펼쳤다. 아랍어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는 26일 밤(이하 현지시간) 무장저항단체 '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유일신과 성전)'가 보내온 비디오테이프를 방송했다. 아브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무장단체는 이 비디오테이프에서 납치한 터키인 3명을 공개하고 72시간내에 모든 터키인들을 이라크에서 철수시키지 않으면 이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들은 터키인들에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문(26∼29일)에 맞서 대규모 시위를 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터키 기업들은 이라크에서 미군과 거래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무장세력들의 민간인 납치가 군대를 파견하지 않은 국가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무장세력들은 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총리가 속한 정당의 지역 사무실을 폭파하고 주요 시아파 정당본부도 공격했다. 이날 바그다드 남쪽 1백km 떨어진 힐라시에서는 차량폭탄에 의한 폭발로 40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쳤다. 알 자지라방송은 "이 폭발로 차량 10대가 부서졌으며 희생자들은 모두 민간인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전날에는 이라크 북부의 무장세력 저항도시인 키르쿠크에서 목이 잘린 사체 2구가 발견됐다. 경찰 소식통은 "사체들은 가방 속에 든 채로 발견됐는데 희생자들이 이라크인으로 추정되는 것 외에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무장세력들은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시절 공화국 수비대에 근무했던 아수드 하디디 대령도 차량공격으로 살해했다. 한국군 추가 파병지역인 북부 아르빌에서도 차량 폭탄이 터져 쿠르드족 고위 정치인이 다치고 경호원 한 명이 숨졌다. ◆ 총선연기ㆍ계엄령선포 가능성 =알라위 총리는 26일 "치안불안이 계속될 경우 내년 1월로 예정된 총선을 두 달가량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내년 1월 반드시 총선을 치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치안상황이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알라위 총리는 또 주권 이양 뒤 계엄령 선포 여부에 관해 "계엄령법에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며 "현재의 상황이 매우 불안정한 만큼 발동 여부를 숙고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젬 알 살란 국방장관도 수도 바그다드와 다른 주(州) 일원에 대한 비상사태 선포 및 계엄령 발동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이라크 임시정부가 핵심 저항세력의 고립화를 위해 상대적으로 온건한 반군에 대해 사면조치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