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8일자) 하반기 경제운용의 우선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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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당초 경기회복을 예상했던 '2분기'가 끝나가지만 경기가 좋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걱정이다.
내수 투자 고용 등 수출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부문의 부진이 계속돼 3분기에는 경기가 더욱 나빠질지도 모른다는 비관론마저 확산되고 있다.
경기가 짧은 기간 상승한 뒤 다시 하강하는 '더블 딥(Double Dip)'을 우려하는 소리까지 나온다.
정부가 조만간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한다고 하나 지금같은 상태로는 마땅한 방법론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반기 들어 공공요금 인상을 필두로 물가오름세가 심상치 않을 것으로 보여 정부의 정책마련이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해 있다고도 볼수 있다.
지금처럼 정책운용의 묘를 살리는게 절실하게 보일 때도 없을 정도이다.
상황이 이럴수록 정부는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세울 때 먼저 경제 실상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해야할 것이다. 지난주 한은 총재 주재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민간 경제전문가들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로도 볼수 있다.
그동안 호조를 보였던 수출의 둔화와 건설부문의 경기급랭 가능성 등 눈앞에 닥친 어려움이 한둘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정부의 하반기 경제운용의 중점은 뭐니뭐니해도 경기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기업 투자가 부진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구체적으로 따져보고 투자를 촉진시킬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들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곳은 역시 건설부문의 연착륙이다.
건설경기 그 자체가 투자를 부추기는 역할도 하지만 건설부문이 급격히 냉각될 경우 금융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엔 서울·수도권에서만도 10만가구 가량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고,2~3년전 부동산을 담보로 받았던 대출금 상환시기가 본격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최근들어 주택거래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어 올 가을 건설부문의 자금경색이 금융권은 물론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하반기 예상되는 수출둔화를 막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장기간 내수부진에 허덕이는 중소기업들에 숨통을 터주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더 급선무다.
4년만에 최악이라는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무너지면 우리 경제는 그야말로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하반기 경제운용은 정책의 우선순위를 가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