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피살사건을 계기로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를 놓고 찬반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열린우리당의 전대협 간부 출신 386의원들이 명분과 현실 사이에서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다. 전대협 간부 출신 17대 국회의원 12명은 모두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이 가운데 여야 의원 50명이 참여한 `파병중단 및 재검토 촉구 결의안'에 서명한 의원은 이인영 복기왕 김태년 정청래 의원 등 4명이며, 임종석 오영식 우상호 의원 등 8명은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다. 서명에 참여한 의원들에게는 전대협과 그 후신인 한총련에서 활동한 후배들로부터 격려가 쏟아지고 있는 반면, 서명에 불참한 의원들에게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더 이상 선배로 부르지 않겠다"며 비난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월 이라크 추가 파병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 `전투병 파병 반대'를 주장하면서 13일간 단식투쟁을 했지만, 재선의 당 대변인으로서 사견을 밝히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는 임종석(任鍾晳.전대협 3기 의장) 대변인이 비난의 초점이되고 있다. `lionb'라는 아이디를 가진 네티즌은 임 대변인의 홈페이지에 "파병반대의 신념을 단식투쟁으로 지키던 모습을 먼발치에서나마 아낌없이 지지했던 나를 대견스러워 했다"며 "그러나 지금 마음속에 간직해왔던 모든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고, 다른 네티즌은 "더 이상 전대협의 이름을 팔지 말라"고도 했다. 임 대변인의 모교인 한양대 운동권 학생들은 지난 25일 교내에서 `이라크 파병찬성하는 임종석 선배 규탄' 기자회견까지 가졌다. 오영식(吳泳食.전대협 2기 의장) 의원의 홈페이지 역시 "당선된지 한달만에 (파병) 찬성으로 바뀌다니...", "인영이 형은 있는데 형의 이름은 왜 파병반대 결의안에서 빠진거냐"고 따지는 항의성 글이 쇄도했고, 우상호(禹相虎.전 전대협동우회장)의원도 "이제 기득권이 된 것이냐", "소신을 버리고 불합리한 당론을 그대로 따른다면 수구꼴통과 다를게 뭐냐"는 항의를 받고 있다. 비난의 초점이 된 의원들은 "정말 괴롭다"면서도 공식적인 해명이나 반론을 하지 않은채 자신들의 정치적 판단이 이해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임 대변인은 "나 역시 파병에 찬성하지 않고, 그 분들의 지적이 옳기 때문에 억울하다는 생각은 없다"면서 "그러나 파병 원점 재검토를 요구해서 우리 정부가 현실적으로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는것을 뻔히 알면서도 단순히 주장만을 하는 것은 정직한 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의원측도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을 통해 "여야 의원 90명이 파병 재검토 서명할 때 참여했고, 지금도 파병 반대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