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노사의 교섭 타결로 진정세를 보였던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29일을 전후한 민주노총의 2차 집중투쟁으로 또 한번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이번 파업에는 파급효과가 큰 현대 기아 쌍용 등 자동차 3사 노조와 금속노조 화학섬유 서비스연맹 등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어서 산업현장에 생산차질도 우려된다. 하지만 노조들이 극한투쟁 자제를 선언한데다 노조 요구사항이 비정규직 정규직화, 이라크파병 반대 등 사회ㆍ정치적 성격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파업 강도가 예년보다는 세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줄파업 예고 민주노총 2차 총파업투쟁에는 산업현장 노조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 때문에 재계는 생산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부분파업을 벌였던 현대차 노조는 28일 6시간 부분파업에 이어 29일 전면파업에 돌입한다. 노조의 경영참여 등을 들고 나와 심상치 않은 노사갈등을 예고한 기아차쌍용차 노조도 지난 25일 파업을 결의한데 이어 29일 총파업투쟁에 가세한다. 금속노조 역시 총력투쟁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화학섬유연맹은 지난 23∼24일 1차 투쟁에 이어 29일 2차 집중투쟁에 참여할 예정이고 백화점과 할인점 노조로 구성된 서비스연맹도 이달말이나 내달초 6천여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 파업 강도는 세지 않을 듯 파업기세가 거세지는 않으리라는 분석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올해 노사협상은 민주노총 집중투쟁 일정이 몰려 있는 이번 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노조들이 조합원의 근로조건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이슈를 들고나온 만큼 투쟁강도가 생각보다 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 경기침체로 노조가 '내몫'만을 요구하면서 극한 투쟁을 벌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내 최강성 노조인 현대차 노조가 전면파업을 선언하며 "계속되는 경기불황과 국민경제 등을 감안해 최단 시일 내 노사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인 데서도 이같은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병원노조도 비록 13일간의 장기 파업을 벌이긴 했지만 과격투쟁을 자제하고 중노위의 조정으로 노사간 자율교섭을 통해 타협을 이뤄낸 사실도 다른 사업장 교섭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쟁점은 무언가 산별 연맹이나 노조, 개별 사업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노동계의 공동 현안인 주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세부 시행방안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이 주요 쟁점이다. 금속산업연맹과 화학섬유연맹은 손배 가압류 철폐, 금융산업노조는 노조의 경영참가와 성과배분, 완성차 노조는 사회공헌기금 조성, 궤도연대는 구조조정 중단을 각각 주요 요구사항 가운데 하나로 내걸고 있다. 다음달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궤도연대의 경우 노동조건 저하 없는 주5일제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차별 철폐, 구조조정 중단 등의 현안을 놓고 사측과 마찰을 빚고 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