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을 원동력으로 혁신주도의 새로운 성장을 이루고자 하는 참여정부 정책에서 국가혁신시스템의 변화가 추진되고 있다. 새로운 혁신시스템은 세계 경쟁에서의 생존전략이 되는 동시에 적어도 10년 이후를 향한 준비가 돼야 할 것이다. 최근 발표된 과학기술부의 개편은 오랜 산고의 결과이니 만큼 부총리 부처로서의 변화가 국가 연구개발(R&D)투자의 생산성 증진으로 이어져 새로운 성장동력창출과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현을 위한 확고한 시금석을 다질 것으로 기대한다. 혁신주도의 새로운 성장으로 과학기술 중심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R&D 투자가 산업경쟁력뿐만 아니라 총체적인 국가경쟁력으로 연결돼야 한다. 국내 총 R&D투자는 대략 민간부문이 76%,정부가 24%를 부담하고 있다. 민간기업의 R&D는 상품개발을 통한 이윤창출이 최우선이므로 경제적 효율성이 평가지표이나 정부 R&D투자는 효율성과 효과성이 적절히 조화돼야 한다. 따라서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단기적 R&D는 민간주도로 추진하며 정부는 중장기적 산업경쟁력의 기반구축과 공공기술 관련 R&D를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기술혁신에 의한 새로운 성장을 위해서는 민간부문의 기술혁신이 강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R&D투자가 더욱 확대돼야 하며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향상돼야 한다. 국내 기업의 매출액 대비 R&D투자는 평균 1.75% 수준으로 미국 독일 일본 등 기술선진국의 4% 수준에 비해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이는 많은 기업이 기술혁신보다는 생산설비 해외이전 등 저비용 생산에 의존하는 단기적 전략에 치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략은 기업성장의 한계와 함께 오히려 새로운 성장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이 R&D투자 확대를 통해 기술혁신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유인책과 환경조성이 요구된다. 둘째,정부 R&D투자에서 산업경쟁력 향상부문은 중장기적인 기술개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즉 5,10년 이후의 산업경쟁력 확보를 지원할 기반기술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기반기술 연구를 통해 미래 성장산업의 씨앗이 되는 새로운 기술과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러한 노력없이는 선진 경제의 도달이 쉽지않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국방부문을 제외하면 정부 R&D투자의 80% 이상이 기반기술,즉 기초와 응용 단계에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기반을 통해 세계최고의 과학기술력과 경제력 유지가 가능함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셋째, 총체적인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의 R&D는 복지,환경,에너지,재해예방,국가안보 등과 같은 공공부문 연구개발에 균형있게 투자돼야 한다. 이는 단순한 경제 성장이 아닌 선진경제사회로의 도약을 위한 조건이기도 하다. 연구개발을 통한 복지향상 및 환경개선 등 삶의 질 향상 또는 학술적 가치가 세계적 리더십을 갖춘다면 이는 국가경쟁력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게 된다. 정보통신 인프라,원자력기술,일부 의료기술 및 최근 황우석 교수의 경우와 같은 생명과학 등에서의 세계적 우위확보가 이러한 범주에 속하며, 투자의 경제적 효율성보다는 효과성 면에서 크게 성공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끝으로, 우리의 경우 연구개발비의 절대규모가 선진 경쟁국에 비해 매우 작기 때문에 정부 R&D투자에 대한 국가차원의 전략적 배분과 효율성 증진을 위한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과학기술부 개편의 기본방향인 국가차원의 연구개발 기획·조정·평가 체제와 기능의 강화는 매우 바람직하다. 성공적 기획 및 조정·평가를 위해서는 전문기관에서의 국내외 R&D사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함께 연구개발 표준분류 체계의 보완,정부 R&D 사업명칭의 재조정 등도 필요하다. 이를 토대로 정부 R&D사업에 대한 국가차원의 새로운 기획 및 조정·평가 등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정부 R&D투자의 흐름이 더욱 투명해질 수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과 과학기술중심사회의 구현을 위해 미래지향적 국가혁신시스템의 구축은 늦출 수 없는 시급한 과제이며 그 핵심은 연구개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