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국으로 부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중국의 FDI 유치액이 5백30억달러로 4백억달러에 그친 미국을 누르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 최대 FDI 유치국 자리를 차지했다고 28일 밝혔다. OECD는 이날 발표한 '2003년 세계 FDI현황 보고서'에서 중국의 FDI 유치액이 2002년보다 10억달러가량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더 많이 감소함으로써 미국을 추월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그러나 FDI누적 총액에서는 작년 말 현재 5천10억달러로 미국(1조3천9백10억달러)에 크게 뒤진 상태다. 지난해 미국의 FDI유치액은 2002년(7백20억달러)에 비해 3백20억달러나 격감했다. 이같은 미국 유치액은 프랑스(4백70억달러)보다 적다. 중국의 FDI유치액은 같은 브릭스(BRICs) 국가들인 인도와 브라질 러시아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지난해 인도와 러시아의 경우 각각 40억달러 및 10억달러에 불과했다. OECD의 한스 크리스티안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외국기업들이 중국의 거대한 내수시장을 겨냥해 활발히 진출한 덕에 마침내 중국이 세계 제1의 FDI유치국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미국과 한국 등 OECD 30개 회원국들이 끌어들인 FDI는 2002년에 비해 28% 감소한 3천8백40억달러에 그쳤다. 반면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이머징마켓) 국가들이 유치한 FDI는 2002년(3백17억달러)의 6배가 넘는 1천9백20억달러로 사상 최대에 달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