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차별 이젠 달라져야죠"‥티베트 승려 텐진 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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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부처님께서 아직 살아 계신다면 가장 큰 변화는 비구와 비구니에 대한 계율일 것입니다.
많은 계율들이 시대에 맞지 않아서 수행자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해치는 경향이 있거든요."
서구 여성으로는 최초로 티베트 승려가 돼 '영적 스승'으로 불리는 영국인 비구니 텐진 파모 스님(61)은 28일 제8차 세계여성불자대회가 열리고 있는 경기도 김포 중앙승가대학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말했다.
기본적인 5계는 변함없겠지만 문화적 특수성을 가진 계율들은 시대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것.
18세에 불교에 귀의해 20세에 인도로 간 파모 스님은 티베트 불교의 '8대 활불' 중 한 사람인 캄트룰 린포체를 스승으로 모시고 계를 받았다.
이후 히말라야 설산 동굴에서 12년간 은거 수행한 것을 비롯해 18년간의 수행 끝에 영적인 경지를 개척했다.
"혼자 동굴에 있는 것이 두렵지 않으냐고 묻기도 하지만 저는 그곳에서 참선·명상할 때가 가장 행복했어요.
겨울엔 눈을 치우고 나무를 해야 했지요.
그러나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고요한 상태에서 수행하는 일은 즐겁습니다."
파모 스님은 남방불교 국가들의 비구니 차별에 대해서는 안타까워하면서도 "오랜 전통을 갖고 있고 교육과 수행체계가 훌륭한 한국 비구니 승단은 다른 나라 여성 불자들이 보고 배울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북부에 동규가찰링 승원을 세워 여성 수행자들을 교육하고 있는 파모 스님은 "혼자 있을 땐 수행의 발전이 빠르지만 지금처럼 수많은 사람을 만나야 할 때에는 혼자서 기를 수 없는 보시와 인내심,사랑,자비 같은 덕성을 배우게 된다"며 "언젠가 동굴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