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의 호감을 전혀 끌지 못하는 자동차 브랜드는 '레이커싸쓰(雷克薩斯)', 가장 호감을 끄는 브랜드는 '톈라이'와 '투셩(途勝)'. 레이커싸쓰는 일본 도요타의 렉서스(Lexus), 톈라이는 일본 닛산의 티아나(Teana), 투셩은 현대자동차의 투싼(Tucson)이다. 중국 남부의 유력지인 광저우일보가 최근 수천명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외국산 자동차의 중국 이름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다. 중국내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작명(作名)이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중국은 표의문자라는 언어적 특성과 중화사상의 영향으로 오래전부터 외래어를 자의적으로 음차(音借) 해석해 왔다. 소비자들도 이런 관행에 익숙해 있어 영문보다 중문 브랜드를 편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영문보다는 중문 브랜드를, 긴 이름보다는 2∼4자 정도의 짧은 브랜드명을 선호한다. 이름을 짓는 일은 그래서 무척이나 어렵고도 힘든 일이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72%가 도요타의 '레이커싸쓰'를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브랜드로 꼽았다. '링즈(凌志)'라는 브랜드로 차를 팔던 도요타는 올 가을 전용매장을 통한 렉서스 판매를 앞두고 '레이커싸쓰'로 브랜드를 바꿨다. 그러나 중국 현지인들은 이 브랜드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과 발음이 같은데다 '쓰(斯)'가 '쓰(死)'와 발음이 같다는 이유로 마뜩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구름위에서 높은 목표를 지향한다는 뜻으로 한시에 들어있던 '링즈'가 훨씬 낫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서둘러 브랜드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까지 냈다. 스웨덴 자동차메이커 사브의 중국식 브랜드인 '싸보(薩博)'도 발음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응답자의 20%가 거부 반응을 보였다. 반면 닛산의 '톈라이'는 자연계의 아름다운 음을 이미지로 하여 티아나와 가까운 한자음을 붙여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가 쏘나타, 엘란트라(아반떼)와는 달리 연말에 투입하는 투싼의 이름을 중국어로 지은 것도 중국 고객의 호감을 끌기 위한 전략. 투셩이라는 이름은 현대차가 브랜드 공모와 심사과정을 거쳐 결정했다. 발음하기도 편한데다 '도로의 승자'라는 뜻도 포함돼 있어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광저우신문의 브랜드 호감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18%가 가장 좋은 브랜드로 꼽았을 정도다. 유통업체인 이마트도 중국 사업을 하는데 브랜드 덕을 톡톡히 봤다. 이마트의 현지 브랜드는 '이마이더(易買得)'. 발음하기도 좋을 뿐더러 '쉽고 싸게 살수 있는 곳'이란 뜻을 포함하고 있다. 7년전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는 29일 중국에 2호점을 낸다. LG전자도 중국에서 디스플레이 제품을 '웨이라이촹(未來窓)', 휘센에어컨은 공기정화기술의 뛰어남을 강조하기 위해 '칭신(淸新)'이란 브랜드로 팔고 있다. 세계 최대 음료 메이커인 코카콜라의 중국 브랜드 커커우커러(可口可樂)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 컨더지(肯德基ㆍ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바이스커러(百事可樂ㆍ펩시콜라), 마이당라오(麥當勞ㆍ맥도날드)도 성공한 브랜드다. 중국에서 하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활발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도 지펠(냉장고) 파브(TV) 하우젠(세탁기) 등을 중국식 브랜드로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