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이게 영화야,게임이야?' 준수한 용모의 캐릭터가 벌판을 달려가면 먼 발치에서 흙먼지가 피어오른다. 폭우가 쏟아지고 벼락이 내리칠 때는 땅이 진동해 마치 실제 폭우 속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전사 캐릭터가 대지를 내달리고 몬스터를 만나 전투를 치를 때는 힘줄이 파르르 떨린다. 태양광에 따른 그림자 이동이나 건물 벽돌의 음영변화도 생생하다. 나코인터랙티브가 내달께 일반에 선보일 온라인게임 '라스트 카오스'.이 게임은 적어도 그래픽 기술에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Ⅱ'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의 기본 요소인 타격감도 여타 온라인게임 못지않게 뛰어나다는 평이다. 내달께 비공개 시범서비스가 시작될 이 게임 속으로 미리 들어가보자. ◆게임 배경 잊혀진 고대의 다양한 종족들이 존재하는 '아이리스' 대륙을 무대로 하고 있다. 동맹과 배신으로 인해 전쟁이 끊이지 않아 혼돈과 혼란에 빠져있는 시대 상황을 그렸다. 게이머는 아이리스 대륙을 통일하고 대륙의 제왕이 되기 위한 리더로서의 임무수행과 더 넓은 세상으로의 모험을 통해 용기와 능력 자질을 키워나가게 된다. 기존 온라인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영화 같이 화려하면서도 웅장한 전투를 근간으로 다른 게이머들과 동맹을 맺기도 하고 대립하기도 한다. ◆주목받는 게임시스템 이 게임은 첫눈에 그래픽이 예사롭지 않다는 강한 인상을 준다. 몸집이 주인공 캐릭터에 비해 20∼30배는 족히 커보이는 거대 몬스터를 만나 싸울 때 느낄 수 있는 액션감은 콘솔게임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바로 '노말 범프맵 렌더링'이라는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 기술 덕분에 3천 폴리곤 이하에서도 2만∼3만 폴리곤의 효과를 연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폴리곤은 3차원 그래픽을 이루는 단위로 수치가 높을수록 현실감을 주지만 서버나 PC에 부하를 주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노말 범프맵 기술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멀티플레이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싱글플레이를 대폭 강화한 것도 눈에 띈다. 바로 던전 탐험을 할 때 남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혼자서 최적의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다. 대개 다른 게이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몰살당한 몬스터의 시체들이 나뒹굴거나 다른 플레이들이 북적거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게임에서는 같은 던전에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있더라도 마치 혼자 있는 것처럼 모험을 즐기고 전투능력을 키울 수 있다. 물론 몇몇 플레이어들과 파티를 형성,함께 사냥을 떠날 수도 있다. 라스트 카오스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공성전이 될 것 같다. 아직 뚜껑을 열지는 않았지만 이 회사의 서버기술력이 국내 최고 수준임을 감안하면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 게임은 오는 8월께 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공성전의 묘미를 멀지않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한상은 사장은 "화려한 그래픽을 구현하면서도 수백명이 한꺼번에 몰려 성을 놓고 대규모 전투를 벌이는 공성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