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호조와 채권단의 채무조정 움직임 본격화라는 양날개를 단 하이닉스반도체의 주가가 선물 움직임에 춤추는 종합주가지수와 달리, 꾸준한 오름세를 타고 있다. 29일 거래소시장이 개장 이후 초반부터 종합주가지수가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가운데에서 전날대비 2% 이상 오름세를 유지하며 1만2천원선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하이닉스의 오름세는 지난 24일 이후 연 나흘째인데다 장 마감까지 1만2천원선안착에 성공하면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10일 이후 처음이어서 한국 증시의 기함 삼성전자의 주가가 연 이틀째 내림세를 보이는 것과 극히 대조적이다. 이날 강세의 주요인은 지난주부터 가시화 조짐을 보이던 채권단의 '캐시바이아웃(CBO)'방식 채무 조정의 방법과 일정이 확정 단계에 들어섰다는 소식때문. JP모건과 교보증권에 따르면 하이닉스 채권단은 하이닉스의 비메모리부문 매각대금을 바탕으로 기존 채권에 대해 7∼37%선의 할인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1조2천억원 안팎의 채무를 줄여주는 방안을 강구중이며 내달 5일께 결의할 예정이라며 하이닉스의 주가 전망에 대해 양사 모두 1만6천원선의 목표가격을 제시했다. 신영증권 역시 "하이닉스에 D램가격 상승전환, 2.4분기 실적호조, ST마이크로와의 합작이라는 3대 호재가 있다"며 2차 랠리가 벌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으며 수급면에서는 이같은 전망을 반영한 외국인들의 선취매 유입으로 외국인 지분율 역시 지난달 말 3.22%에 불과하던 것이 한 달만에 4.17%까지 상승했다. 주가와는 좀 다르지만 영업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 덕분에 하이닉스의 회사채 등급 전망도 전날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되는 등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하이닉스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부정적 시각을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하이닉스가 경기둔화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는 올 하반기와내년 상반기의 부진을 떨쳐내면서 주가가 근본적으로 재평가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시장의 확신'이 부족한 상태다. IT경기에 대한 업계와 증권가의 전망이 여전히 일치하지 않는데다 재무구조와실적 개선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에너지를 점차 상실해가는 주식시장이 하이닉스의 주가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받쳐줄지가 대단히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동원증권은 하이닉스에 대한 코멘트에서 "북미 반도체장비 생산업체들의 주문액을 출하액으로 나눈 BB비율이 정점을 넘어 하락국면에 들어섰다"며 현 반도체업황이반드시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힘든 상황임을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