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인질 살해 ‥ 이라크 주권이양 첫날 치안불안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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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가 29일 주권이양 이후 첫날을 맞았다.
그러나 미국과 이라크 임시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주권이양이 발표된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은 이날 새벽 인질로 억류돼 있던 미군 1명이 살해되고, 수도 바그다드 주택가 인근 도로변에서는 미군 군용차량 행렬에 폭탄이 터져 미군 3명이 숨졌다.
이슬람 수니파의 영향력 있는 단체인 이슬람학자협회(AMS)도 "미군 철수가 없는 주권이양은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며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밝혀 이라크 정국은 여전히 혼미한 상황이다.
◆ 치안불안 지속 =29일 새벽 알 자지라 방송은 이라크의 한 저항조직이 3개월 가까이 인질로 억류해온 미군 1명을 살해했다고 보도했다.
피살된 것으로 보도된 미군 병사는 오하이오주 출신 키스 M 모팽 상병으로, 그는 지난 4월 초 바그다드에서 차량이동 중 저항세력의 매복공격을 받은 뒤 실종됐다.
터키 일라스 통신은 지난 1일 이후 실종상태인 터키인 근로자 2명이 납치범들에 인질로 잡혀 있는 사진을 입수, 보도했다.
반면 이라크 무장단체에 억류돼 살해위협을 받고 있던 터키 인질 3명은 석방됐다고 터키 외무부가 이날 밝혔다.
앞서 알 자지라방송은 김선일씨(33) 등 외국인을 납치, 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슬람 무장단체가 터키인 인질 3명을 '이슬람 형제들을 위해' 석방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수도 바그다드에서는 최소한 네차례의 대규모 폭발음이 들렸다.
CNN방송은 이 중 세차례의 강력한 폭발음은 미군 통제지역인 이른바 '그린존'에서 들렸으나 정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수니 삼각지대로 불리는 라마디 바쿠바 팔루자 등지에서도 미군과 저항세력 간 치열한 교전이 벌어져 이라크인 3명이 사망했다.
◆ 자르카위 체포, 이제는 임시정부가 맡아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주권이 이양된 만큼 미국은 임시정부가 내린 결정에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제는 이야드 알라위 총리가 테러리스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를 잡기 위한 강력한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라위 총리는 이날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법적 관할권이 30일 이라크측에 인계된다"며 "(후세인이) 7월 1일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임시정부 내각이 사형제 부활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30일이나 1일께 긴급조치에 대한 내각의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미군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처리하기 어려운 일은 가능한 한 임시정부에 맡기고 싶어한다"면서 "다만 국정운영 경험이 없는 알라위 총리가 제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