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호조가 투자·소비 증가로 이어져 2분기 이후 국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던 전문가의 생각은 빗나갔다. 수출호황은 대규모 설비투자가 별로 필요하지 않거나,아니면 기존 설비를 가동해도 충분한 상태에서 이뤄지고 있다. 더구나 수출을 잘 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해외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민간소비는 가계부채가 눈에 띄게 감소하지 않는 한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구조적인 문제에 봉착해 있다. 체감 내수경기의 회복은 연말이 되어서야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내수불황 하에서 주가가 오를 수 있을까. 우선 시장참여자들이 내수회복 기대감에 들떠 있지 않았었다는 점은 다행이다. 내수 부진은 잘 알려진 악재일 따름이다. 그리고 지금의 주가상승 기대감은 정확히 말하면 경기회복이 아니라 기업실적의 호조세 지속과 변동성 축소에 근거하고 있다. 기업 실적은 국민경제가 창출한 전체 부가가치 중 한 요소일 따름이다. 기업실적이 좋아도 다른 부가가치 요소,가령 임금과 이자소득이 낮으면 경기가 나쁠 수 있다. 견조한 기업 실적은 당분간 내수기업이 아니라 수출기업에 의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 조홍래 동원증권 리서치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