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경기가 하반기에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기업들이 내수 판매목표를 속속 하향 조정하고 있다. 수출 기업들은 내수 목표를 낮춰 잡는 대신 수출 목표를 상향 조정해 전체 사업계획은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내수시장만 바라보는 기업들은 자칫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까지 검토해야 하는 실정이다. 내수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사상 최악의 판매난을 겪고 있는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 4월 올해 내수 목표를 수정한데 이어 또 다시 사업계획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내수 판매 목표를 71만대에서 66만대로 7.1% 하향 조정했으나 지금까지 판매 실적을 감안하면 수정한 계획조차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 1∼5월중 내수시장에서 22만5천4백20대를 판매했다. 이는 올해 수정 판매 목표의 34%에 불과한 실적이다. 내수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르노삼성은 최근 내부적으로 올 판매 목표를 12만대에서 10만대로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극심한 내수 불황이 이어질 경우 자동차 5사는 이미 하향 조정한 내수 판매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전 쪽도 디지털TV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제품이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LG전자는 내수 침체가 계속되자 올해 내수 판매 목표를 10%가량 낮춰 잡았다. 당초 올 3분기께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보고 목표를 세웠지만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데 따른 조치다. 이 회사는 유통망 투자와 마케팅 비용을 15% 정도 낮추기로 하는 등 긴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자전문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이마트의 경우 매출이 계획(2조원)보다 5∼1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 불황이 확산되면서 KT SK텔레콤 등 유ㆍ무선 통신업체들도 올 사업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부문별로 매출 목표 달성률 점검에 들어가는 등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가구업체들은 내수 불황에 건설경기마저 얼어붙자 판매 위축이 심해질 것으로 보고 올 사업 계획을 잇따라 조정하고 있다. 보루네오는 올 매출 목표를 1천7백60억원에서 14.8%가량 낮춘 1천5백억원으로 조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실성 있는 목표를 새로 마련한 만큼 전사적으로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수기 사업을 하는 웅진코웨이도 최근 전반적인 경기 위축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자 올 매출 목표를 3천9백억원에서 3천2백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삼익악기 등 피아노 메이커들은 상반기중 피아노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급감하자 마케팅 및 대리점 판매 지원비를 삭감하는 등 전체 사업계획을 축소했다. 이익원ㆍ송태형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