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재테크 전략] 주식은 전문가 손에…'마이 홈'은 연말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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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의 절반이 지나갔다.
지난 상반기의 재테크 성과를 뒤돌아 봤을 때 만족감을 느끼는 투자자들은 결코 많지 않아 보인다.
한때 939까지 갔던 종합주가지수는 다시 800 아래로 '원위치'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매수세가 종적을 감추면서 '부동산 불패신화'는 '옛말'이 돼가고 있다.
예금금리는 연4%대 아래까지 떨어져 '실질금리 빙하기'가 지속됐다.
한마디로 재테크 전선에 '트리플 약세(주식, 부동산, 금리하락)'가 드리워져 있던 셈이다.
그렇다면 올 하반기 재테크 환경은 어떻게 변할까.
또 투자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한국경제신문은 재테크 전문가 5명을 상대로 '하반기 재테크 환경과 전략'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는 금리가 완만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주식시장은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유먕 상품으로는 적립식펀드, 충청권 토지, 부동산 펀드 등을 꼽았다.
◆ 아파트 약세, 토지 강세, 상가 초약세 =재테크 전문가 5명 모두 "올 하반기까지 아파트 값은 약세 또는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토지는 사정이 달랐다.
서춘수(조흥) 팀장을 제외한 4명 모두 땅값이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충청권 및 개발예정지 인근을 중심으로 땅값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상가시세의 급격한 하락을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 투자유망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자유망 부동산을 묻는 질문에 서로 다른 답변을 내놨다.
김희선 전무는 개발예정지 인근토지를 꼽았다.
"신도시 개발예정지 인근 진입로변 또는 용산 및 도심개발지에 투자하라"는 김 전무의 조언이다.
강우신 기업은행 재테크 팀장은 '수도권 농업진흥지역내 농지'를 추천했다.
"FTA(자유무역협정)가 체결되면 농업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농지소유상한제가 완화되고 이때 도시자금이 유입돼 땅값이 오른다"는게 강 팀장의 설명이다.
한상언 신한은행 팀장은 '수도권 신도시 예정지역 주변 토지'와 '신행정수도 인근 토지'를 투자 유망처로 꼽았다.
서춘수 팀장은 "그래도 강남 또는 용산지역의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하는게 낫다"는 의견을 내놨다.
내집마련 시기에 대해선 다수의 전문가들이 "올해말 또는 내년초가 적기"라고 답했다.
◆ 주식, 직접투자는 삼가라 =전문가들은 하반기 들어 주가가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대웅 삼성증권 PB팀장은 "주가는 640∼820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가급적 박스권 장세에서 수익을 최대한 낼 수 있는 간접투자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올해 유망 금융상품으로 적립식 펀드를 첫 손에 꼽았다.
또 ELS(주가연계증권)나 닛케이지수연동상품을 추천했다.
◆ 여윳돈 1억원이 있다면 ='만약 1억원의 여윳돈이 있다면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짜야 할까'라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일단 적립식펀드, 주가지수연동형상품, 닛케이지수연동상품 등에 30% 이상을 투자하라고 권했다.
예년과 다른 점은 직접투자를 추천하는 전문가는 단 한명도 없다는 점이다.
이밖에 부동산펀드, 국공채형 MMF 등도 추천상품에 포함됐다.
◆ 금리, 완만한 상승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금리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말까지 예금금리는 최고 0.2%포인트 정도 오를 전망"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김희선 전무는 "대출금리가 최고 1%포인트 정도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며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투자자는 이자부담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재테크 전략 =김희선 전무는 "부동산투자는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얼어붙은 시장이 급격히 회복될 가능성은 낮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는 세테크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춘수 팀장은 "저금리시대에는 절세가 곧 재테크"라며 "세금우대상품과 비과세 상품을 적극 활용하라"고 권했다.
김 전무는 "다주택 또는 다토지 보유자는 종합부동산세 시행 전에 세금을 감안, 보유자산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식투자와 관련,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투자전략은 '간접투자'라는 한 단어로 요약됐다.
한상언 팀장은 "요즘같은 시대에 직접투자는 원금손실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며 "굳이 직접투자를 하려면 반드시 분할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