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사는 김태일씨(46)는 주5일근무제 회사에 다니지만 주말에도 평일과 똑 같이 하루 8시간 일한다. 주말에 부업을 하기 때문이다. 그가 하는 일은 향기관리업. 병원, 업소, 사무실 등에 방향제를 설치해 주고 리필해 준다. 이 사업으로 그는 한달에 5백만원을 번다. 회사 월급을 웃도는 수입이다. 장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줄어든 그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생겨 요즘 그야말로 살맛이 난다 주5일근무제가 시행되면 김씨와 같이 주말에 부업을 갖는 투잡스족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주5일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의 직장인들은 주말 부업으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김씨처럼 전공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취미를 사업으로 연결시키거나 아예 집 근처에 점포를 마련해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디지털사진관 프랜차이즈인 '베이비캔버스' 전남 광주 어치점을 운영하는 신현철씨(49)는 취미를 부업으로 살렸다. 낮에는 통신회사를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퇴근후나 주말에는 디지털 사진사로 변신한다. 보통 영업은 퇴근 후, 작업은 주말에 한다. 이 때문에 평일에 좋아하던 술도 완전히 끊었다. 건강이 좋아진 것은 물론이고 한달 3백만원의 짭짤한 수입이 추가로 생겨 그는 아주 만족해 하고 있다. 수원 영통에 사는 김영길씨(38)는 집 근처에 아예 점포를 얻어 부업을 하고 있는 케이스. '허브앤아로마' 브랜드의 아로마테라피 전문점을 낸 그는 직장 일이 오후 6시면 끝나는 덕분에 오후 6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4시간은 점주로 변신한다. 낮 시간에는 30대 후반의 주부를 채용, 점포 운영을 맡기고 있다. 물론 주말 이틀간은 김씨 혼자서 점포를 지킨다. 주5일 근무는 직장인들 사이에 주말 부업 붐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창업시장과 상권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IMF환란 이후 침체에 빠졌던 가든형 음식점이나 전원 카페가 되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또 오피스지역의 상권보다는 주택지역이나 휴가지 관광지의 상권이 뜰 수 있다. 경남 양산 통도사 부근에서 황태요리 전문점 '진부령 황태구이'를 운영하고 있는 최승희씨(50)는 지난해 하반기이후 주말 고객 증가로 매출이 20% 이상 늘어 주말 하루 평균 매출이 3백만원대에 달하고 있다. 업종별로도 '주5일제 업종'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늘어난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레포츠 관련 사업이 급부상할 전망이다. 주택가 상권에 어울리는 맥주전문점, 카페테리아형 분식점, 카페풍 생고기 전문점 등은 인기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택가에서 딱히 먹을 만한 곳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맛과 분위기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업종들이다. 레포츠 관련 사업도 전망이 밝다. 인라인스케이트와 스노보드 등 스포츠용품 전문점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취미와 관련된 사업으로 DIY 목공방과 복합 미디어편의점도 유망하다. 생활편의형 사업과 건강관련 사업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이들 업종은 대체로 주5일 근무제와 함께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어서는 시점에서 발달한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주부들이 남편 도움을 받아 사업할만한 아로마테라피 전문점과 천연 화장품 전문점 등이 주 5일 근무제를 계기로 틈새시장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