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지난 10년 동안 지속돼온 미국 부동산 붐이 꺼질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올들어 꾸준히 제기돼온 '미국 부동산 붐 종식 우려'가 금리인상을 계기로 '부동산시장 붕괴 비상사태'로 바뀌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4년여 만에 처음 단행되는 금리인상 조치로 지난 95년부터 이어져온 미국 부동산 가격상승세가 하락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 주택가격은 지난 10년간 36%(물가상승분 제외) 올랐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을 포함할 경우 이 기간중 주택가격은 70% 이상 오른 셈이다. 이같은 상승 폭은 지난 70년대 말과 80년대 말에 한 차례씩 발생한 부동산 붐 시절의 약 두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5월 미국의 신규주택 착공 및 기존 주택 판매가 늘었지만 이는 금리인상을 앞둔 미국 부동산 붐의 마지막 불꽃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콜금리에 해당)를 올리면 주택저당 대출금리도 연쇄적으로 상승, 일반 국민들의 주택매입 열기가 식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HSBC은행도 얼마 전 미국 부동산시장 보고서에서 "미국 부동산 가격이 실제보다 10~20% 고평가돼 있다"며 금리인상으로 부동산값이 당분간 제자리 걸음을 하다가 내년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낙관론자들은 금리인상에도 불구, 부동산시장이 붕괴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2차대전 이후 지금까지 주택가격은 연간 기준으로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역사적인 사실로 볼 때 금리가 오르더라도 부동산 붐이 한꺼번에 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