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관(32)씨는 경력이 1년여에 불과한 초보 중고차딜러다. 인천광역시 남동구의 간석자동차매매단지내 241호. 그는 9명의 딜러와 함께 이곳을 사무실로 쓴다. 경력은 짧지만 10명딜러 중 가장 많은 중고차를 판다. 전체 단지 내에서도 1~2위를 다툴정도로 판매실적이 좋다. 전씨의 월 평균 판매량은 20~30대.자신이 확보한 차냐, 다른 딜러차를 팔아주느냐에 따라 대당 판매수익은 50만~1백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사무실 운영비,차수리비 등 제반 경비를 제외하면 그의 월 평균수입은 1천만~1천2백여만원. 전씨가 수십년 경력의 베테랑 딜러들을 제칠 수 있었던 비결은 인터넷이다. 2003년 2월께부터 시작한 중고차판매는 신통치 않았다. 벼룩시장광고등을 활용하는 등 온갖 노력을 해도 월 평균 판매량이 4∼5대를 넘지 않았다. 그는 9월께 사이버장터 옥션에 중고차 몇대를 매물로 올렸다.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에 큰 기대도 품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 지나자 전화문의가 쇄도하기 시작했다. 중고차판매는 고객을 찾는게 제일 중요하다. 일단 잠재고객만 찾으면 파는 것은 판매자의 수완에 달렸다. 그런데 가만히 있어도 인터넷이 고객을 전씨에게 연결시켜 준 것이다. 전씨는 "뭔가 될 것 같다는 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보유한 차를 비롯해 인기를 끌 만한 단지내 차를 수소문해 본격적인 화상이미지 작업에 착수했다. 경치좋은 곳으로 차를 끌고가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었다. 가능한 한 차의 옵션내용까지 화상에 담았다. 옥션에서 자동차의 등록수수료는 대당 3천5백원에 불과하고 낙찰수수료는 없다. 그는 40∼50대에 달하는 매물을 옥션에 등록했다. 자리를 뜰 수 없을 정도로 전화문의가 끊이질 않았다. 전씨는 자동차판매 경력은 짧지만 컴퓨터학원에서 보험설계사 주류영업까지 영업분야엔 베테랑이다. "중고차를 팔려면 차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고객에게 확신을 심어주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이 차를 매입하면 곧바로 근처 공업사로 직행한다. 차의 상태를 정확히 보여주고 소모품 교체등에 대해 제언해 준다. 나중에 뒷말이 나올 여지를 없애고 고객에게 확신을 심어 주기 위한 전씨의 노하우다. 전씨는 옥션등 인터넷을 활용한 후 분단위로 시간을 쪼개써야 할 만큼 바빠졌다. 우선 컴퓨터앞을 떠날 수가 없다. 주문 고객문의 등을 일일이 체크해야 한다. 자동차를 매물로 올리기 위해 틈틈히 화상작업도 해야 한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차를 공업사로 가져가 때빼고 광내는 일도 주요 일과다. 아침9시에 출근하면 밤 10시가 되야 일과가 끝난다. 그의 점심시간은 항상 오후 4시∼5시께. 휴일도 없다. 상가 내 동료 딜러들보다 몇 배나 많은 차를 팔면서도 그에게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 불황으로 올초 자신이 정한 연봉 1억5천만원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