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에 반도체ㆍ전자ㆍ자동차ㆍ일반기계 등의 업종은 호조세를 보이지만 건설ㆍ철강ㆍ섬유 등은 부진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내놓은 '주요 업종의 2004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 조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상의는 <>주요 수출국의 경기 회복 <>품질 및 인지도 향상에 따른 중국 동남아 등지로의 수출 증가 <>정보기술(IT)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반도체 전자 자동차 일반기계 등의 업종이 하반기에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강화, 청년실업, 가계부채 등의 영향으로 건설 철강 섬유 등의 업종은 부진할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 이현석 조사본부장은 "하반기에는 국제유가 불안, 중국 긴축정책 등으로 인해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어서 내수 회복여부에 따라 산업경기가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위축된 소비심리 개선 노력과 함께 각종 규제완화, 경제정책의 일관성 유지 등을 통해 투자의욕 진작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최근 발표한 '3ㆍ4분기 경기전망' 보고서에서 대한상의와 비슷하게 전망했다.


3분기 업종별 기상도는 △시멘트 방직 철강 등은 '악화' △건설은 '매우 악화'△조선 공작기계 석유화학 섬유 화섬 원양어업 제당 등은 '전년 수준 유지'를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동차 타이어 전자 반도체 기계 석유 전기 제지 전력 등은 작년동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경련은 "하반기가 시작되는 3분기에도 내수불황을 수출로 만회하는 구조가 지속되면서 자동차와 기계, 공작기계 등의 부문에서는 동일업종 내 수출주력 기업과 내수위주 기업간 편차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경련은 "내수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업종 뿐만 아니라 수출호황 업종도 주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생산량 감소와 추가인력 확보 문제,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 등이 하반기 산업경기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주5일제 도입시기 조정과 원만한 노사합의 여부가 하반기 업종별 경기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뜨는 업종 =상의 보고서를 보면 자동차 업종은 하반기 신차 출시로 내수가 회복(전년대비 19% 증가)되고 수출은 상반기보다 둔화되지만 8.1%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전자업종은 디지털 신제품의 국내 수요 증가, 한국산 제품의 인지도 상승, 주요 수출시장의 경기 호조 등으로 인해 내수와 수출이 각각 8.7%와 17.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는 D램 가격 안정 및 조립수출이 늘어나면서 생산과 수출이 각각 20.6%와 25.9% 증가할 것으로 보여 상반기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기계도 주요 수출품목에 대한 해외수요 지속, 관련산업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출과 내수가 각각 18.4%와 4.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 우울한 업종 =섬유는 주5일 근무 시행과 웰빙문화 확산으로 인한 캐주얼 및 고부가가치 의류에 대한 수요 증가, 선진국 경기회복 등이 기대되지만 내수 침체 지속, 국제원유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내수와 수출이 다소 증가(각각 2.9%, 2.3%)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상반기 주목을 받았던 철강도 원자재 재고 부족과 경기회복의 불투명 등으로 인해 내수는 소폭 감소(-0.2%)하며 수출은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긴축정책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13.1%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석유화학은 세계 화학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긴축정책으로 인해 수출이 1.7% 늘어나는데 그치고 내수도 관련산업의 부진으로 소폭 증가(2.4%)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