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지난 상반기 실적은 화려했다.

삼성은 올해 그룹 전체로 1백20조원의 매출과 14조1천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미 상반기에 목표 대비 55%가 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46조원의 매출 목표를 세운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6월까지 25조원을 넘나드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은 하반기에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 단기적인 외형 확대나 수익 창출보다는 5∼10년 뒤를 내다보는 미래사업 투자에 하반기 경영전략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올해 경영 목표로 정해놓은 '상생경영'의 실천을 위해 선도적인 고용창출과 중소기업 지원사업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 투자 =삼성은 올해 투자규모를 19조3천억원으로 정했다.

이는 지난해 17조4천억원에 비해 10.9% 늘어난 수준으로 메모리반도체 시스템LSI 정보통신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즈마 디스플레이패널(PDP) 등이 중점 투자분야로 정해졌다.

삼성은 상반기에 이어 올 하반기에도 이들 사업에 10조원 상당의 돈을 쏟아부어 새롭게 부상하는 사업분야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이와 함께 올해부터 2006년까지 3년동안 총 70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 아래 △반도체 22조원 △LCD 10조원 △정보통신 2조원 △PDP 1조7천억원 △전기부품 1조5천억원 △중공업에 1조원 등을 투입하기로 했다.

삼성은 이같은 사업분야의 현장 점검을 위해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달 이후 천안ㆍ탕정의 LCD 사업단지와 구미의 휴대폰 사업장 등을 잇따라 방문,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회장은 이를 통해 부동의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LCD 휴대폰 등에서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춰줄 것을 주문했다.

◆ 고용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7천명선으로 정한 삼성은 상반기 1천5백명을 선발한데 이어 하반기에 5천5백여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전망이다.

이같은 하반기 고용수준은 지난 2002년 전체의 고용규모(5천4백명)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삼성은 이들 인력의 80%를 이공계 전공자들로 충당하면서 여성 대졸인력의 채용 비중을 30%선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이와 별도로 하반기 신규투자 확대에 발맞춰 전문대와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생산현장 인력도 5천명 가량 채용할 예정이다.

이 경우 올해 삼성의 고용규모는 경력직 직원 2천8백명을 포함해 총 1만7천명선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중소기업 지원 =삼성은 '더불어 산다'는 뜻의 상생경영을 위해 중소기업 지원 및 협력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삼성전자가 지난해말 1조원 규모의 협력회사 지원ㆍ육성안을 밝힌데 이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코닝 등 전자 계열사들이 추가로 1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해 협력업체들을 지원키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같은 방안이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2천3백여개의 협력업체중 4백50개 정도의 업체가 혜택을 입게 될 것"이라며 "일방적인 시혜보다는 협력업체의 경쟁력 향상을 통해 상호 윈윈(win-win) 효과를 거두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