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극심한 내수불황에도 불구하고 올초 설정한 '매출 98조원, 경상이익 4조4천억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반기에도 수출 확대에 전념키로 했다.

또 내수 시장을 견인하기 위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는 동시에 설비투자 및 R&D(연구ㆍ개발) 투자도 늘려 미래 수요에 대비키로 했다.

LG그룹이 당초 올해 투자키로 계획한 규모는 시설 투자 6조8천억원, R&D 투자 2조6천억원 등 모두 9조4천억원.

하지만 최근 노무현 대통령과의 간담회를 거치면서 시설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4천억원 늘려 총 투자규모를 9조8천억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이같은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하반기중 3천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뽑기로 했다.

하반기에 주로 투자하는 분야는 디스플레이, 정보전자 소재, 차세대 이동통신, 생명과학 분야 등이다.

LG의 향후 대표사업이 될 첨단 미래 산업에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경기도 파주에 향후 10년간 25조원 이상을 투입해 건립키로 한 LG필립스LCD 공장이 대표적인 예다.

LG는 이와 함께 경북 구미지역을 세계 최대 PDP 모듈단지로 육성하는 한편 LG화학이 들어선 충북 오창과학단지를 정보전자 소재 산업의 메카로 키울 계획이다.

LG그룹이 R&D 투자를 대폭 강화키로 한 것도 이같은 미래산업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LG는 첨단 디지털 제품에 대한 독자기술 개발력을 강화하고 제품을 고부가가치화하기 위해 R&D 부문에 2010년까지 30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또 R&D 인력도 현재 1만4천명 수준에서 2007년에 2만4천명으로, 2010년까지 3만명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2천억원을 투입, 오는 2007년까지 10만㎡ 규모의 연구소를 건립하고 서초구 양재동에도 20만㎡ 규모의 연구단지를 세우기로 했다.

하반기 판매 전략의 핵심은 극심한 내수부진을 중남미 동유럽 등 신흥시장에서의 수출확대로 극복한다는 것이다.

LG전자는 내수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칠레 체코 등 중남미 및 동유럽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강화해 하반기 수출계획을 당초보다 15% 가량 높이기로 했다.

LG화학은 상반기에 좋은 실적을 낸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에 대한 수출을 하반기 중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내수불황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로 올해 매출 목표(6조2천6백89억원)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목표 수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LG CNS는 EBS 인터넷 수능 강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따내는 등 상반기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한 여세를 몰아 하반기에도 공공ㆍ금융ㆍ의료 사업분야에서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다.

7월말께 한국증권거래소와 미국 뉴욕거래소에 주식과 주식예탁증서(DR)를 동시 상장할 계획인 LG필립스LCD는 상장을 통해 1조6천억원을 조달, 파주 LCD단지 건설비 등에 쓸 계획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