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성장우선 기조 확고히 보여라..車殷泳 <이화여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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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중 산업활동 동향 지표를 살펴보면 하반기 경제 전망도 그다지 밝지 못하다.
민간소비지표인 도소매 판매는 전년 동월대비 -2.2%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고 내수용 소비재 출하도 -4.6%로 감소폭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약간 증가했지만 추세로 이어질지는 의문이고 건설경기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국내건설 수주가 24%나 급감해 건설경기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그나마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수기업에 비해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더 악화되고 있다.
벌써부터 경기가 반짝 상승한 뒤 다시 하강하는 더블딥(double dip)이나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하던 정부도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하반기 경제운용의 방향 설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러 매체의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도 내년 상반기, 길게는 하반기까지 경제상황이 좋아지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데는 비우호적인 경제 환경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으로는 무엇보다도 이라크 전쟁의 향방과 유가의 고공 행진을 지적할 수 있다.
또 경기 회복을 시작한 미국과 경기 과열을 경계한 중국의 금리인상은 지표상으로나마 우리경제를 지탱해주는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더 심각한 것은 국내적 상황이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만성적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에 관한 논쟁은 경제적 접근보다는 정치적 접근에 의한 찬반양론이 격렬한 가운데 국민들은 심정적으로 느끼는 것과 실제로 진행돼가는 상황의 괴리 속에서 의구심을 지울 수 없고 상당기간 계속되는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밖에 없게 됐다.
확고한 것으로 생각되던 한·미동맹이 느슨해지고 자주국방과 미군의 재배치 문제는 북한을 늘 의식해야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국가안보에 관한 근원적인 불확실성을 제공하고 적어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여러 가지 생각으로 불안하다.
7월부터 대중교통요금을 비롯한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고 원자재 수급난과 유가급등의 영향으로 물가상승 기대심리가 높은 상태에서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는 더 악화될 것이다.
그런데도 파업 소식은 끊이지 않고 지금은 파병반대 파업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위축된 소비와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내수 진작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들의 장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소비를 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특소세 인하나 단기적인 경기부양책 이전에 국민들에게 분배보다는 성장에 우선순위가 있음을 정책기조의 전환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새로운 성장엔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 같이 무엇인가 크게 만들어보자.열심히 투자한 사람은 더 많이 나누어 준다'고 했을 때 지갑을 열지 '그 지갑에 갖고 있는 것이 뭔지 보자, 많이 있으면 좀 내놔봐' 했을 때 지갑을 열 멍청한 사람은 없다.
두번째는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나마 수출이 우리 경제를 지탱해주는 유일한 통로이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내용적으로는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출 둔화를 막기 위해선 경쟁력 있는 신상품 개발과 수출시장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지금 정부가 가장 노력해야 할 것은 정책 운용의 묘를 살리는 것이다.
부동산 투기억제가 동시에 건설경기의 급강하를 야기할 수 있고 자산 디플레와 함께 금융시장의 불안정으로 나타나는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개혁은 상시 필요하고 조용히 진행되는 것이지 이벤트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프로패셔널은 원래 '소리 없이 강한' 법이다.
echah@ewha.ac.kr
민간소비지표인 도소매 판매는 전년 동월대비 -2.2%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고 내수용 소비재 출하도 -4.6%로 감소폭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약간 증가했지만 추세로 이어질지는 의문이고 건설경기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국내건설 수주가 24%나 급감해 건설경기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그나마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수기업에 비해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더 악화되고 있다.
벌써부터 경기가 반짝 상승한 뒤 다시 하강하는 더블딥(double dip)이나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하던 정부도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하반기 경제운용의 방향 설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러 매체의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도 내년 상반기, 길게는 하반기까지 경제상황이 좋아지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데는 비우호적인 경제 환경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으로는 무엇보다도 이라크 전쟁의 향방과 유가의 고공 행진을 지적할 수 있다.
또 경기 회복을 시작한 미국과 경기 과열을 경계한 중국의 금리인상은 지표상으로나마 우리경제를 지탱해주는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더 심각한 것은 국내적 상황이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만성적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에 관한 논쟁은 경제적 접근보다는 정치적 접근에 의한 찬반양론이 격렬한 가운데 국민들은 심정적으로 느끼는 것과 실제로 진행돼가는 상황의 괴리 속에서 의구심을 지울 수 없고 상당기간 계속되는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밖에 없게 됐다.
확고한 것으로 생각되던 한·미동맹이 느슨해지고 자주국방과 미군의 재배치 문제는 북한을 늘 의식해야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국가안보에 관한 근원적인 불확실성을 제공하고 적어도 대다수의 국민들은 여러 가지 생각으로 불안하다.
7월부터 대중교통요금을 비롯한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고 원자재 수급난과 유가급등의 영향으로 물가상승 기대심리가 높은 상태에서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는 더 악화될 것이다.
그런데도 파업 소식은 끊이지 않고 지금은 파병반대 파업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위축된 소비와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내수 진작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들의 장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소비를 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특소세 인하나 단기적인 경기부양책 이전에 국민들에게 분배보다는 성장에 우선순위가 있음을 정책기조의 전환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새로운 성장엔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 같이 무엇인가 크게 만들어보자.열심히 투자한 사람은 더 많이 나누어 준다'고 했을 때 지갑을 열지 '그 지갑에 갖고 있는 것이 뭔지 보자, 많이 있으면 좀 내놔봐' 했을 때 지갑을 열 멍청한 사람은 없다.
두번째는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나마 수출이 우리 경제를 지탱해주는 유일한 통로이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내용적으로는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출 둔화를 막기 위해선 경쟁력 있는 신상품 개발과 수출시장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지금 정부가 가장 노력해야 할 것은 정책 운용의 묘를 살리는 것이다.
부동산 투기억제가 동시에 건설경기의 급강하를 야기할 수 있고 자산 디플레와 함께 금융시장의 불안정으로 나타나는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개혁은 상시 필요하고 조용히 진행되는 것이지 이벤트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프로패셔널은 원래 '소리 없이 강한' 법이다.
echah@ewh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