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채 신임 문화관광부 장관이 장관에 임명되기 전에 오지철 차관을 통해 성균관대 교수임용 과정에서 인사청탁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같은 주장이 담긴 진정서가 청와대에 접수돼 청와대가 조사에 들어갔고,노무현 대통령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조사결과 여하에 따라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오 차관은 1일 인사청탁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정 장관 관련설을 부인했다.

오 차관은 이날 저녁 사표를 제출했다.

◆교수임용 청탁=성균관대 예술학부 정진수 교수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 차관이 지난달 17일 오후 8시 집으로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해 이튿날 종로구 삼청동 모 카페에서 만났다"며 "이 자리에서 이번 성균관대 교수 공개채용에 지망한 A씨(45)를 잘 봐달라는 인사청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친노(盧) 인터넷 언론 '서프라이즈'의 대표인 서영석 씨 부인이다.

정 교수는 "오 차관이 A씨의 교수임용을 청탁하면서 정 장관을 거명했으며 청탁 당사자인 A씨도 '정 의원을 통해 인사청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 차관은 정 의원이 'A씨가 성균관대 교수에 지원하는데 문화관광부 내에 정 교수를 잘 아는 사람이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말했다고 (오 차관이) 내게 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 차관이 정 의원의 지시에 따라 청탁을 했는지, 아니면 자발적으로 내게 전화를 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지난달 19일 만난 A씨도 청탁 배경을 묻는 질문에 '정 의원을 통해 차관에게 부탁했다'고 말했다"며 "A씨에게 '정 의원은 어떻게 아느냐'고 묻자 'A씨가 남편을 통해 정 장관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오 차관은 "정 교수를 만나 A씨를 추천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정 장관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어떤 부탁도 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서영석 대표도 "나는 청탁한 사실이 없다"며 "아내가 오 차관에게 추천을 부탁했고,오 차관이 아내의 남편이 나라는 사실을 알고 정 교수에게 추천을 부탁한 것 같다고 아내에게 들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조사 착수와 파장=노 대통령은 "철저히 조사해 사실관계를 분명히 밝히고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번 사건의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참여정부 2기가 출범한 직후 청탁문제가 불거짐으로써 정부의 도덕성에 큰 타격을 안겼다.

아울러 조사여부에 따라서는 또다시 일부 자리의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재창·허원순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