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고구려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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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즐겼던 고대 그리스인들은 7대 불가사의(不可思議)가 있는 지역을 주로 다녔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찾았던 불가사의는 오늘날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제외하고는 남아있지 않다.
이오니아의 에페루스 신전은 한 미치광이에 의해 불태워졌고,로도스섬의 크로이소스상(像)은 지진으로 무너졌다.
알렉산드리아의 파로스 등대나 바빌론의 공중정원 등도 자취없이 사라졌다.
과거 찬란했던 인류문명의 유산들을 볼 수 없게 된 것은 실로 유감이다.
그렇다고 현존하는 유산들이 잘 보존되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폐쇄된 나라일 수록, 사상적인 대립이 심했던 사회일 수록 문화유산들은 방치되거나 훼손되기 일쑤였다.
이런 측면에서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은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과 중국에 산재해 있던 고구려 유산이 엊그제 중국 장쑤성(江蘇省) 쑤저우(蘇州)에서 열린 '제28차 유네스코 유산위원회'회의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는 소식이다.
북한은 '고구려 고분군',중국은 '고구려의 수도와 왕릉,귀족의 무덤'이란 명칭으로 각각 등재했다.
처음으로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된 북한은 이를 계기로 문화개방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기도 한다.
이번 문화유산 지정을 둘러싸고 그동안 한국과 중국간에 갈등이 많았다.
고구려가 엄연히 한국사의 일부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자국의 역사로 편입시키려 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동북공정(東北工程)'이라고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발해까지도 당나라의 일부였다고 우기는 지경이다.
어쨌든 고구려의 유적이 거듭나게 됐음은 다행이다.
특히 고구려 고분은 벽이나 천장에 그려져 있는 벽화가 관심을 끌고 있다.
춤이나 사냥과 같은 일상생활의 모습과 신앙과 관련된 상징물,우주를 나타내는 해와 달, 그리고 별자리까지 그려져 있어 당시의 생활을 한눈에 엿볼 수 있어서다.
'한국사의 꽃'으로 불리는 고구려가 오랜 세월의 동면을 깨고 부활하면서 진취적인 기상을 불어넣는 듯하다.
다만 중국의 역사왜곡이 중단되고 아직 남아 있는 다른 유적들도 먼 후세까지 잘 보존되기를 바랄 뿐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그러나 그들이 찾았던 불가사의는 오늘날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제외하고는 남아있지 않다.
이오니아의 에페루스 신전은 한 미치광이에 의해 불태워졌고,로도스섬의 크로이소스상(像)은 지진으로 무너졌다.
알렉산드리아의 파로스 등대나 바빌론의 공중정원 등도 자취없이 사라졌다.
과거 찬란했던 인류문명의 유산들을 볼 수 없게 된 것은 실로 유감이다.
그렇다고 현존하는 유산들이 잘 보존되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폐쇄된 나라일 수록, 사상적인 대립이 심했던 사회일 수록 문화유산들은 방치되거나 훼손되기 일쑤였다.
이런 측면에서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은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과 중국에 산재해 있던 고구려 유산이 엊그제 중국 장쑤성(江蘇省) 쑤저우(蘇州)에서 열린 '제28차 유네스코 유산위원회'회의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는 소식이다.
북한은 '고구려 고분군',중국은 '고구려의 수도와 왕릉,귀족의 무덤'이란 명칭으로 각각 등재했다.
처음으로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된 북한은 이를 계기로 문화개방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기도 한다.
이번 문화유산 지정을 둘러싸고 그동안 한국과 중국간에 갈등이 많았다.
고구려가 엄연히 한국사의 일부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자국의 역사로 편입시키려 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동북공정(東北工程)'이라고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발해까지도 당나라의 일부였다고 우기는 지경이다.
어쨌든 고구려의 유적이 거듭나게 됐음은 다행이다.
특히 고구려 고분은 벽이나 천장에 그려져 있는 벽화가 관심을 끌고 있다.
춤이나 사냥과 같은 일상생활의 모습과 신앙과 관련된 상징물,우주를 나타내는 해와 달, 그리고 별자리까지 그려져 있어 당시의 생활을 한눈에 엿볼 수 있어서다.
'한국사의 꽃'으로 불리는 고구려가 오랜 세월의 동면을 깨고 부활하면서 진취적인 기상을 불어넣는 듯하다.
다만 중국의 역사왜곡이 중단되고 아직 남아 있는 다른 유적들도 먼 후세까지 잘 보존되기를 바랄 뿐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