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마 신드롬.'
탤런트 배용준씨의 인기가 일본 열도를 휩쓸고 있다.
일본 여성팬을 몰고다니는 것은 물론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조차도 용사마의 인기가 부럽다고 할 정도다.
배용준씨는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 안방에 방영되면서 일본 가요계를 점령한 보아와 함께 인기스타 대열에 올라섰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리니지 한게임 등 현해탄을 건너간 게임프로그램이 돌풍을 일으킬 조짐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들며 '한류(韓流)' 바람이 일본에서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성장모멘텀을 찾고 있는 국내증시도 일본에서 불고 있는 '한류'를 주목하고있다.
일본 경기가 빠른 속도로 호전되면서 한류와 관련된 기업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경제는 10년이 넘는 장기불황에 마침표를 찍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산업생산 등 모든 경제지표가 호전되는 등 경기회복 징후가 뚜렷하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S&P는 일본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미국 메릴린치증권은 일본이 세계경제의 축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일본인들의 지갑이 10년 만에 열리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국내 증시에도 '재팬 이펙트(japan effect)'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재팬 이펙트를 기대할 수 있는 업종은 수출관련주부터 게임 호텔 카지노 영화 음반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역시 관광 오락 관련주다.
일본 관광객의 숫자에 따라 실적이 달라지는 호텔신라와 파라다이스는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 4월과 5월 일본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면세점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급증했다.
이에 따라 주가도 탄력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근 10일간 약 13% 올랐다.
외국인 매수세도 강해지고 있다.
세종증권 송선재 연구위원은 "파라다이스의 경우 일본 관광객의 증가와 엔화 강세의 영향으로 하반기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사람과 물자를 실어나르는 종목도 재팬 이펙트의 중심에 있다.
물동량이 늘어나는 만큼 실적이 호전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는 드라마 겨울연가의 OST(관련 음악)를 수출한 예당, 가수 보아의 매니지먼트 회사인 에스엠, 노래방기기를 수출하는 태진미디어와 엔터기술도 관심 대상이다.
게임주는 온라인시장 돌풍의 중심축이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부터 중국 미국과 함께 일본에서도 '리니지2'를 본격 서비스한다.
삼성증권은 엔씨소프트가 일본에서만 로열티로 얻을 수 있는 금액이 한 해 약 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NHN은 한게임재팬의 동시 접속자수가 6만5천명에 이르는 등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제조업중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거나, 대일 수출비중이 높은 업체들도 주목 대상이다.
철강이나 조선업종은 일본업체와 치열한 경쟁관계다.
일본의 경기호전으로 엔화강세 현상이 이어지면 가격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POSCO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조선주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중 특히 일본에 대한 수출이 많은 업체도 중장기적으로 재팬 이펙트의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기회복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원자재 수입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일본계가 대주주인 기업도 관심을 끌고 있다.
경기회복으로 일본기업의 투자가 늘어나면,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일본 아사히글래스가 지분 42.8%를 보유한 전기초자나 엔케이(니폰 피그먼트) 삼영전자(일본케미콤) 등은 일본기업의 지분이 30%를 웃돌고 있어 관심이 둘 만하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