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으로 고통받는 전세계 어린이와 빈곤층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한국 국민의 따뜻한 호의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난 2일 한국에 본부를 둔 유일한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 소장으로 연임된 존 클레멘스 박사(55)는 연임 소감을 감사 인사로 대신했다.

IVI는 개발도상국 대상 백신 연구와 보급을 위해 유엔개발계획(UNDP) 지원 아래 설립된 비영리 국제기구로 현재 12개국에서 백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94년 각국의 치열한 경합 끝에 우리나라가 본부 국가로 선정됐으며,클레멘스 박사는 99년 초대 소장으로 선임돼 5년간 IVI를 이끌어 왔다.

"그동안 한국 연구소에 구축해 놓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다양한 백신 연구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클레멘스 박사는 "지난해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본부 건물을 완공한 데 이어 최근엔 장티푸스와 이질 등을 연구하는 실험실을 한국 연구소 안에 처음으로 설립했다"며 "결핵이나 호흡기 바이러스 등의 질병으로 연구분야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백신 혜택을 못받아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 남부지역 등으로 지원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모잠비크 캄보디아 등지를 대상으로 한 콜레라 및 일본뇌염 역학 조사와 백신 연구 작업을 새로이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아직 가시적 성과는 없지만 북한에 대한 지원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에 북한과의 창구 개설을 요구했으며 현재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클레멘스 박사는 또 백신 연구를 위한 세계 각국의 동참도 지속적으로 유도해나갈 생각이다.

그는 "당초 IVI를 지원하는 곳은 한국 정부와 UNDP가 유일했으나 지금은 호주 일본 스웨덴 정부를 비롯 록펠러 재단,빌게이츠 재단,글락소스미스클라인,LG생명과학,CJ 등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