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내 참여정부 1기 청와대 및 관료 출신의원들이 본격적으로 세력화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출신인 우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참여정부 2기의 성공을 당에서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 조만간 공식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며 "모임에는 청와대 및 장.차관 출신 의원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모임에는 문희상(文喜相) 유인태(柳寅泰) 의원을 비롯, 문학진(文學振) 백원우(白元宇) 의원 등 청와대 출신과 한명숙(韓明淑) 김진표(金振杓) 등 관료 출신이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친노'(親盧) 직계로 분류되는 이들은 지난 4월 강원도 워크숍 직후와 6월 초순에도 모임을 가졌지만, 어디까지나 `비공식적'인 만남이었다.

이처럼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왔던 이들이 갑자기 한자리에 모여 회장을 선출하고, 모임 명칭도 정하는 등 모임을 공식화하기로 뜻을 모은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최근 고(故) 김선일씨 피살사건과 정동채(鄭東采) 문화관광부장관의 인사청탁 의혹, 비례대표 장복심(張福心) 의원의 로비설 등 잇따른 악재 속에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려진 상황과 이들의 움직임을 연계해 보는 시각도 있다.

여태껏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당내 친노 직계 의원들이 본격적으로 청와대의 뜻을 전달하는 채널 역할을 하면서 어지러운 당내 상황을 수습해 나가는 수순밟기에 돌입했다는 해석이다.

이 모임에 참여할 예정인 한 의원도 "의원총회 발언 등을 빌려 지도부에 대해고언을 하려했지만, 혼자서 목소리를 내는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모임 차원에서 지도부에게 조언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한편 모임이 공식 출범하게 되면 내년 1~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권의 역학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참여정부의 중장기 과제를 청와대와 논의하는 역할을 수행할 국정과제협의회 신설을 주도하고 있는 한명숙 의원이 직계모임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직계모임이 명실상부한 당.청간 채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청와대 출신의 한 초선 의원은 "한 의원에게 힘이 실린다는 의미도 없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