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어촌에서 중국 최초의 농민 없는 도시로 변신.'

중국 개혁개방 1호 도시 선전이 오는 10월 말까지 농촌과 농민이 없는 '완전한 도시'로 바뀐다고 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최근 보도했다.

중국은 도시 행정구역 내에도 농민이 거주하는 농촌이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도시화가 덜 돼 있기 때문이다.

선전시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도시화를 완성하는 첫 사례가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말이면 선전시 거주 농민 27만명은 도시인이 된다.

선전은 중국의 첫 경제특구로 지정된 1979년만 해도 31만명이 사는 작은 어촌이었으나 지금은 5백57만명의 도시로 성장했다.

1인당 GDP도 중국 평균의 6배가 훨씬 넘는 6천5백10달러로 지난 79년(52달러)에 비해 1백25배 늘었다.

GDP는 같은 기간 1천배 성장했다.

선전의 발전은 개방을 통한 국제화가 크게 기여했다는 지적이다.

선전 공업생산의 70% 이상,수출의 60%를 외자기업이 책임지고 있다.

선전시가 개방 이후 끌어들인 외자는 3백65억달러.세계 5백대기업 가운데서도 IBM 필립스 올림푸스 삼성 등 98개사가 2백여개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5백대 기업 중 연구소를 세운 곳도 26개사에 이른다.

덩샤오핑은 자본주의를 받아들일 작은 창문을 중국 남부의 작은 어촌에 뚫었고 그 창문을 통해 외국의 자본주의가 물밀듯 들어온 것이다.

홍콩에 인접한 덕에 쉽게 자본주의에 눈을 뜬 것도 선전 경제발전의 동인으로 꼽힌다.

선전시는 최근 '1백만명 외국어 하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외국어로 세계에 선전을 알리자는 게 취지다.

선전은 중국의 인재들을 과감하게 끌어들였다.

선전에서는 "어디에서 왔느냐"가 첫 인사다.

상주인구 가운데 선전 출신은 27%에 불과하다.

칭화대와 하얼빈공대 분교가 몰려 있는 대학촌도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선전시가 조성했다.

중국에서 벤처캐피털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곳도 선전이다.

상하이 증시와 함께 중국의 양대 증시인 선전증권거래소에 최근 중소기업거래소(일명 차스닥)가 문을 열기도 했다.

올해로 탄생 1백주년을 맞는 개혁 개방의 설계사 덩샤오핑이 자본주의 실험장으로 선택했던 선전.그 곳이 지금 중국의 미래형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