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깍발이 판사' 조무제 대법관이 다음달 17일 퇴임식을 갖고 34년간 몸담았던 법원을 떠난다.

지난 93년 재산신고액이 사법부 내에서 꼴찌였던 그는 98년 대법관이 됐을 때도 재산이 시가 6천만원짜리 25평형 아파트와 예금 1천75만원에 그쳐 '청빈의 전형'으로 불렸다.

또한 대법관 재임 6년간 별도의 전속비서관을 두지 않고 홀로 업무를 수행해 성실한 법관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딸깍발이'는 국어학자 이희승씨의 수필 제목으로,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로지 '딸깍딸깍'소리나는 나막신만 신고 다닌 서울 남산골의 청렴한 선비를 일컫는 말.

조 대법관은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 사건에서부터 최근 체벌 등 교사의 지도행위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판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건을 처리해오면서 법조문에 충실하면서도 합리적인 판결을 도출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 동아대 법대를 나와 65년 제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70년 부산지법 판사로 공직을 시작,이후 94년 창원지방법원장 97년 부산지방법원장 등을 역임한 후 98년부터 대법관으로 일해왔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