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삼성그룹이 출자총액제한제도 졸업기준(전년도 결합재무제표상 비금융계열사의 부채비율 1백% 미만)을 채움에 따라 출자규제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하는 신청서를 제출해 왔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2003 회계연도 결합재무제표상 55개 비금융계열사(전체 63개)의 부채비율이 84.2%로 하락, 18개 출자규제 기업집단중 유일하게 졸업요건을 충족시켰다.

공정위는 삼성의 요건 충족이 분명한 만큼 앞으로 2∼3주간 심사를 거쳐 빠르면 이달 말께 출자규제에서 졸업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삼성은 내달부터 55개 비금융계열사들이 출자한도에 관계없이 출자를 할 수 있게 된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지난 2003년 말 기준으로 6백90억원의 한도초과 출자액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은 공정위가 내년 4월부터 출자규제 졸업기준을 '부채비율'에서 '지배구조 모범기업' 등 4가지 기준으로 바꾸기로 함에 따라 규제대상으로 재지정될 가능성이 큰 상태다.

그러나 이 경우라도 규제졸업 후 신규 지정되는 셈이기 때문에 재지정 직전 출자총액을 1년간 출자한도로 인정받게 된다.

이에 따라 삼성은 출자총액한도(순자산의 25% 이내)를 초과하는 출자분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받게 되는 2006년 4월의 정기 지정때까지는 늘어난 출자총액 내에서 자유롭게 기업에 투자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실익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기업활동을 하다보면 잠시라도 규제를 벗어난다는게 엄청난 매력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측은 "삼성이 한도 초과분을 언젠가는 해소해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출자를 늘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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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풀이 >

<> 출자총액제한제도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확장 경영을 막기 위해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집단 소속 기업들의 타회사 출자한도를 순자산의 25% 이내로 제한한 규제.

6월 말 현재 18개 상위그룹 소속 3백78개 기업이 규제대상이다.